© taylor_smith, 출처 Unsplash친구가 찾아왔습니다
참 오랜만에요
한동안 너무 힘들었다더군요
그 힘듦이 무언지 물어볼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찾아와서 이야기하는 걸 보면
물어봐주길 바라는 것 같아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친구는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뜨거운 한숨과 함께 쉼 없이요
아직 그 힘듦이 진행 중이지만
이제 누군가에게 말할 수는 있다고 하네요
왜 그렇잖아요
정말 힘든 일이 닥친 순간에는
입 밖으로 내보내버리면
와르르 무너져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 말이에요
다행히 '이제'라는 시간이 돼서
'누군가'가 나임에 고마워했답니다
그 친구와는 오래된 사이예요
만화책이 눈 앞을 가릴 정도로 쌓아놓고
웃고 울면서 읽었더랬고
전자오락실에 가서는 동전을 쌓아놓고
스노우맨의 몸뚱이를 키우는데
함께 열을 올렸더랬죠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탑재한 우리는
어떤 위로에 말도 필요 없이
그저 고개만 끄덕이며
미간을 좁히며
눈에 차오른 눈물을 닦아내며
들어주기만 해도 되거든요
서로에게
내가, 네가 있어
참 다행이지 뭡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