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감으로 '우연의 밑밥'을 깔다.

by 써니

매일 아침 잠언집을 필사하고, 동화책을 필사하고,

그림을 그립니다.

잠언집과 동화책 필사하는데 30분 정도 걸리고.

그림 그리는 데는 1시간 정도 걸리죠.


'오늘은 뭘 그릴까?'


똑같이 생긴 내 캐릭터에 매일 똑같은 옷을 입히지만,

어떤 생각을 입혀 그려야 하나를 고민하는 시간이 꽤 걸립니다.

생각이 정해졌다고 해도 '선'을 잘 사용하는 꾼이 아니라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하지요.

저 작은 캐릭터 하나 그리는데 부단히 애를 쓴답니다.


왜 나는 아침마다 이 애를 쓸까 생각을 해봅니다.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이걸로 돈을 벌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문득 떠오른 이유는 '어릴 적 거부당한 꿈에 목이 말라서?'입니다.

부모님이 들으면 가슴에 못 박는다고 화를 내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 시절 단호한 부모님의 한마디가 더 이상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말을 못 한 건 사실이니까요.

가장 큰 핑곗거리인 셈이죠.

그렇다고 부모님을 원망하는 건 아닙니다. 덕분에 지금 이렇게 즐거운 취미 생활을 가질 수 있게 됐으니까요.

오랫동안 해왔다면 지금처럼 즐겁게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쨌든, 그림을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혼자 끄적이며 만족하고 있습니다. 전문가가 보면 흠잡을 데가 많겠지만, 저는 그다지 부끄럽지 않습니다. 저는 전문가가 아니니까요. 이 생각은 저를 더 자유롭게 해줍니다. 그리고 근거 없는 자신감도 장착시켜주죠.

'그림이 뭐 별거야. 내가 그리고 싶은 대로 선을 그으면 되지.'



꼭 좋은 글이 아니더라도, 유명해질 수 없더라도 글쓰기가 당신에게 주는 우연이란 보상이 어떻게 일어날지 한번 알아가 보시는 건 어떨까요?

브런치 작가 고코더 / 우연이란 보상 중


며칠 전 브런치 작가 고코더님이 쓴 글입니다.


내 그림이 꼭 멋지지는 않더라도,

유명해질 수는 없더라도

언젠가 매일 그린 내 그림이 '우연'이란 보상을 주지 않을까.

지금은 완벽하지 않아도 매일이 쌓여 점점 더 나아질 테니까요.

그때 제게 '우연'이라는 보상이 어떻게 일어날지 한번 봐보려고요.


그래서 오늘도 그립니다.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을 장착해

'우연의 밑밥'을 깔아놓습니다.



https://brunch.co.kr/@gocoder/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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