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써니 Jan 12. 2022

근자감으로 '우연의 밑밥'을 깔다.

매일 아침 잠언집을 필사하고, 동화책을 필사하고,

그림을 그립니다.

잠언집과 동화책 필사하는데 30분 정도 걸리고.

그림 그리는 데는 1시간 정도 걸리죠.


'오늘은 뭘 그릴까?'


똑같이 생긴 내 캐릭터에 매일 똑같은 옷을 입히지만,

어떤 생각을 입혀 그려야 하나를 고민하는 시간이 꽤 걸립니다.

생각이 정해졌다고 해도 '선'을 잘 사용하는 꾼이 아니라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하지요.

저 작은 캐릭터 하나 그리는데 부단히 애를 쓴답니다.


왜 나는 아침마다 이 애를 쓸까 생각을 해봅니다.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이걸로 돈을 벌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문득 떠오른 이유는 '어릴 적 거부당한 꿈에 목이 말라서?'입니다.

부모님이 들으면 가슴에 못 박는다고 화를 내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 시절 단호한 부모님의 한마디가 더 이상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말을 못 한 건 사실이니까요.

가장 큰 핑곗거리인 셈이죠.

그렇다고 부모님을 원망하는 건 아닙니다. 덕분에 지금 이렇게 즐거운 취미 생활을 가질 수 있게 됐으니까요.

오랫동안 해왔다면 지금처럼 즐겁게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쨌든, 그림을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혼자 끄적이며 만족하고 있습니다. 전문가가 보면 흠잡을 데가 많겠지만, 저는 그다지 부끄럽지 않습니다. 저는 전문가가 아니니까요. 이 생각은 저를 더 자유롭게 해줍니다. 그리고 근거 없는 자신감도 장착시켜주죠.

'그림이 뭐 별거야. 내가 그리고 싶은 대로 선을 그으면 되지.'



꼭 좋은 글이 아니더라도, 유명해질 수 없더라도 글쓰기가 당신에게 주는 우연이란 보상이 어떻게 일어날지 한번 알아가 보시는 건 어떨까요?

                                             브런치 작가 고코더 / 우연이란 보상 중


며칠 전 브런치 작가 고코더님이 쓴 글입니다.


내 그림이 꼭 멋지지는 않더라도,

유명해질 수는 없더라도

언젠가 매일 그린 내 그림이 '우연'이란 보상을 주지 않을까.

지금은 완벽하지 않아도 매일이 쌓여 점점 더 나아질 테니까요.

그때 제게 '우연'이라는 보상이 어떻게 일어날지 한번 봐보려고요.


그래서 오늘도 그립니다.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을 장착해

'우연의 밑밥'을 깔아놓습니다.



https://brunch.co.kr/@gocoder/188








작가의 이전글 오늘을 남기다] 딱, 겨울 냄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