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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Aug 25. 2022
힘듦의 주기
4학년의 논리
2022년
예준이는 13살, 종혁이는 11살
"아이고 힘들어."
태권도를 다녀온
종혁이가
식기 건조대에서 물컵을 찾으며 한숨을 쉰다. 나는 설거지하던 손을 멈추고 종혁이의 얼굴을 살폈다. 얼굴이 벌게져서는 힘이 없어 보였다.
"태권도에서 힘들었어?"
"아니, 4학년이 되니까 이제 힘이 달리네. 작년에는 안 그랬는데. 10살이 넘으니 힘드네."
"헐, 뭔 소리래? 이제 힘이 뻗쳐 넘칠 땐데!"
10살을 넘기고 나니 힘들어졌다는 아들의 말에 어이없었다.
"아니, 그게 아니고, 힘에도 주기가 있는 거 같다고. 10살까지는 엄청 힘이 넘치고, 10살이 넘으면 잠깐 힘들어지는 거지. 그러니까 지금 내가 힘들 때고 형처럼 6학년쯤 되면 다시 힘이 생기겠지. 아마, 5학년 때까지는 조금 힘들 것 같아."
나의 표정을 살피며 종혁인 알 수 없는 논리를 늘어놓았다. 그리고 '아이고, 아이고' 신음 소리를 내며 거실에 대자로 누워버렸다.
"엄마, 나 10분만 쉬었다가 숙제할게요. 충전이 필요해."
종혁인 두 팔로 머리를 바치고 눈을 감아버렸다.
"그래, 힘든 4학년 좀 쉬어."
40살을 넘기면서 몸이 안 좋아진다는 얘기는 들어봤어도 4학년이 되면 힘이 달린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 그
힘듦이
5학년까지 이어진다니 정말 얼척없고만.
그런데 나도 모르게 종혁의 말을 곱씹어 본다.
40살이 되면서 힘들었던 건 확실하고,
10살 20살 30살 무렵이 어땠더라.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종혁이가 말한 주기가 있었던 것 같기도...
ㅋㅋㅋ 이거야 원.
이제 10년 꽉 채워 살아 힘듦의 첫 주기를 맞는다는 아들의 말에 나도 모르게 홀려버렸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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