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8시 30분에 일어나 뭉그적거리다가 50분에 등교하던 둘째 아들이
오늘은 같은 시간에 일어나 5분 만에 준비하고 나갔다.
매일 투덜거리며 '그래도 가야지!' 큰 다짐이라도 하는 양 등교하던 첫째 아들이
오늘도 살짝 구시렁은 댔지만 '오늘이 끝이다!' 잇몸 만 개며 손 하트를 날리고 나갔다.
왜?
기나긴, 무려 두 달이나 되는 겨울방학이니까.
지금이야 저런 아들들을 보면서
'그렇게 학교 가는 게 싫을까?'라고 말하지만,
나도 그랬다.
방학이 얼마나 좋았던가. 특히 겨울방학!
두꺼운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만화책 보면서 귤이나 까먹고 뒹굴뒹굴했으니.
아, 얼마나 행복했던가.
또, 방학 때는 '뭘 해야지~ '라는 생각보다,
'뭘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더 많이 했다.
방학 때는 일찍 일어나지 말아야지~
방학 때는 일찍 자지 말아야지~
훗, 그때 그날의 행복함을 알기에 아들들의 들썩이는 설렘이 귀엽다.
오늘 방학식이라 10시 반이면 하교한다고 한다.
아들들은 오늘 점심은 왠지 특별한 걸 먹어야 할 것 같은가 보다.
"엄마, 오늘 점심 뭐 먹을까? 햄버거? 자장면?"
하지만 어림없지.
"밥 먹어야지!"
말은 이렇게 했다만...
방학 동안 내내 집밥을 할 나를 위해
특식을 먹어야지...
뭐 먹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