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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May 08. 2024

[오늘을 남기다] 철든 아들들

 어버이날이다. 

 아침에 부모님께 전화드리고 감사 인사를 했다. 아들들도 불러 할머니 할아버지께 감사 인사를 하라고 시켰다. 그렇게 내가 해야 할 도리는 했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허전했다.





 남편하고 점심을 먹고 산책을 했다.

 "이제 우린 당분간 카네이션은 못 받겠네."

 남편이 공원에 핀 꽃을 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아들들이 학교에서 종이 카네이션이라도 만들어 왔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물며 감사하다는 말없었다. 

 "아, 그래서 허전했구나. 괘씸한 녀석들. 학교 갔다 오면 한마디 해야겠고만." 

 나는 남편의 감정에 동조했다. 

 "아들들 빨리 군대나 갔으면 조컸네."

 "군대?"

 "응, 머스마들은 군대나 갔다 와야 철들지. 그냥은 철들기 쉽지 않아."

 남편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확신인양 말했다.

 "그럼 군대 갔다 올 때까지는 별 기대하지 말고 삽시다."

 씁쓸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들어왔다.



 집에 돌아와 아들들에게 한 마디 해야겠다고 벼르고 있는데, 둘째가 방에서 뭔가를 들고 나왔다. 종이 카네이션이었다. 고학년이라고 안 만들어 오는 줄 알았더니 아직은 초등학생이 맞고만. 이것도 받는 알았다가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얼른 사진 찍어서 남편에게도 전송해 주었다. 




 조금 뒤 현관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큰아들이 '엄마!'하고 부르는 소리가 났다.

 "엄마, 빨리 와 보세요."

 아들은 신발도 벗지 않고 서서 재촉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달려갔다. 아들은 양손으로 꽃 바구니를 들고 서있었다. 

 "우와! 아들! 뭐야?"

 정말 생각지도 못했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둘째가 가지고 온 종이 카네이션은 아주 조금은 예상을 했지만 큰아들이 꽃 바구니를 사가지고 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남편 말대로 군대나 갔다 와야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구나 하고 기대도 안 했었는데.

 "학원 끝나고 오는데 애들이 다 꽃을 들고 가더라고, 그래서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데, 집 앞 편의점에 1+1을 하더라고요. '아싸'하고 사려는 데, 카드 결제만 1+1이라고 해서 현금으로 하나만 사 왔어요."

 아들은 기뻐하는 나를 보며 뿌듯해하며 말했다. 

 "아, 감동쟁이들. 고마워~!"

 나는 아들을 꼭 안아주었다.


 그리고 남편에게 아들이 사 온 카네이션을 찍어 보냈다. 

"여보, 우리 아들들 군대 안 갔다 왔어도 철이 살짝 들어 있나 보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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