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안 걸린다는 오뉴월 감기를 나는 해마다 걸리는 것 같다.
이번처럼 심하게 때도 있지만 적당히 훌쩍거리고 넘어갈 때도 있다.
그만큼 몸이 변변치 못하는다는 얘기겠지.
이번 감기는 목이 살짝 따끔해지면서 시작됐다. 방울토마토를 먹고 알레르기 반응으로 목이 따끔한 줄 알았다. 그날 이후로 방울토마토를 안 먹었다. 그런데도 계속 목이 따끔해지더니 목구멍에 안개가 낀 것처럼 칼칼해졌다. 다행히 열은 나지 않았다.
목이 아파오더니, 기침하더니, 코가 꽉 막혀버렸다. 눈꺼풀하나 내 마음대로 올릴 수 없을 정도로 안면 근육통이 왔다. 약을 먹고도 주말 내내 누워서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월요일에는 침대 네 귀퉁이를 헤매며 앓았다.
그래도 어제부터 바깥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머리도 안 아프고 안면근육통도 진정이 됐지만, 꽉 막힌 코는 쉽게 뚫리지 않는다.
물론 오뉴월 감기가 징하긴 하지만,
미각과 후각을 제기능 못하게 하더니 왕성하던 식욕을 잠재워 버렸고,
20년 가까이 쓴 김치냉장고의 고장으로 집안에 진동하는 김치 냄새조차 내 콧속으로는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