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들들이 용돈 받는 날이다.
1년을 4분기로 나누어 중2 아들은 5만 원, 초6 아들은 4만 원을 준다.
이 용돈 체계를 잡은 건 2년 전부터이다. 그때 아들들한테 용돈을 주는 방법을 여러 가지로 제안을 했었다.
아들들은 한 번에 목돈을 받는 게 좋다고 이 방법을 선택했다.
처음엔 그 돈으로 3개월을 버티는 걸 힘들어했다. 하지만 이젠 제법 살림을 잘하고 있다.
물론 두 아이의 성향이 완전 반대다. 한 녀석은 간당간당 맞춰 살고, 한 녀석은 돈을 잘 쓸 줄은 모르고 모을 줄만 안다.
매번 간당 간당 사는 녀석이 어쩐 일로 가족 톡을 보냈다. 평소엔 말 시켜도 대답도 안 하면서.
"와 용돈 받는 날"
정말 신나서 어쩔 줄 모르는 몸부림의 이모티콘과 함께.
최근에는 토스를 깔아줬더니 좀 규모 있게 쓰는 것 같긴 했다. 토스 앱에 있는 것을 잘 활용해서 따로 비상금도 모으고 있었다. 참 돈을 좋아하는 녀석이다.
아들은 아빠가 퇴근하자마자 '오늘은 용돈 받는 날'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
아빠는 방에 들어가서 한참 동안 용돈 봉투를 준비했다.
방문을 빼꼼 열고 그 모습을 본 아들은,
"용돈을 봉투로 준다고? 토스로 주면 되는데."
"에이, 그래도 용돈은 봉투로 주는 게 맛이지."
아빠가 내민 봉투엔
편지가 쓰여있었다.
남편은 봉투를 나한테 건네며 아들들한테 전해주라고 했다.
세상에 이런 아빠가 ㅋㅋㅋㅋ
아들들을 일렬로 세우고 봉투를 받는 아들들한테 큰소리로 읽으라고 했다.
안 그랬으면 그냥 돈만 쏙 빼고 봉투는 팽개칠게 뻔한 아들 때문에.
아들들이 아빠의 마음을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