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해 이맘때쯤 이렇게 더웠던가? 이제 막 6월인데.
에어컨을 켜면 안 되냐며 남편과 아들들은 눈치를 본다.
당연히 안되지. 선풍기 다음에 에어컨이지. 어찌 선풍기도 안 꺼냈는데 에어컨을 틀 수 있는가.
창고에서 선풍기 2대를 꺼내 닦았다. 물기를 제거하고 조립해 코드를 꼽았다.
한 대는 잘 돌아가는데, 다른 한 대는 움직이질 않는다.
이렇게 더워지기 시작하면 금세 여름 한복판에 가있을 텐데,
네 식구가 선풍기 한 대에 매달려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어쩔 수 없이 남편과 마트에 가서 두 대를 더 사 왔다.
거실과 아이들과 안방에 한 대씩 놓고 나니
이제야 마음이 놓였다.
올여름도 이번 봄처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 것 같다.
몸의 끈적임은 기계들이 도와줄 텐데
마음의 후텁지근함은 또 어찌 이겨내야 하나.
물놀이나 한 번 갈 수는 있을까?
여름을 맞이 할 준비를 단단히 해둬야겠다.
2020.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