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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Jul 02. 2020

[오늘을 남기다] 자두

“이건 뭐야?”

태권도 다녀오는 종혁이 자전거에 하얀색 봉지가 걸려있었다.

엊그제 예준이가 편의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를 만들어달라고 해서

종혁이도 같이 만들어주고 카드에 5000원씩 충전해주었다.

이 녀석이 카드에 돈 채워줬다고 금세 다 써버렸나 싶어 가자미눈을 뜨고 물었다.  


내가 자두 좀 샀어. 편의점에서 젤리 사려고 했는데 자두 보니까 엄마 생각이 나더라고,

 게다가 3600원인데 ‘1+1’이었어.”

종혁이는 자전거에 걸린 하얀 봉지를 열어 보이며, 초롱초롱한 눈으로 또박또박 말했다.

봉지 안에는 탐스럽게 익은 빨 알 간 자두 두 팩이 담겨있었다.  


우왕! 정말? 완전 감동이야. 엄마 잠깐 울어도 돼?”

격한 감동을 받은 목소리로 종혁이를 꼭 안아주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젤리 대신 엄마가 좋아하는 자두를 사다니, 농담처럼 말했지만 정말 눈물이 찔끔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하루에도 열두 번씩 화도 냈다가

정신없이 함께 웃기도 하고

때론 이런 감동에 코끝이 찡해지기도 한다.


오늘도 감사함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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