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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Aug 12. 2020

[오늘을 남기다] 비수를 꽂는 말

위로랍시고 던진 말들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당신이 옳다] 중에서


 아이들과 책 수업을 하면서 화성시에서 개최하는 독후감 공모전에 처음으로 도전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글을 완성해서 제출했고, 이제 내 것만 남았다. 아이들에게 뱉어 놓은 말이 있으니 마감 일주일을 앞두고 책을 골라 읽고 있다.


 정혜신의 적정 심리학 “당신이 옳다”


아직 다 읽지는 못했다. 내용이 어려워 이해가 안 간다거나, 문장의 가독성이 떨어지는 책이 아닌데 읽는데 시간이 걸리는 책이다.

한 단락 읽을 때마다 나를 진단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할까. 나의 지난 행동과 말을 돌아보게 한다.


나는 그다지 긍정적인 사람이 아니다. 대신, 긍정적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내가 생각하는 긍정적이라는 말은 어떤 일에 대해 문제 해결보다 “괜찮아”하고 털어버리고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내가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건’ 마음속에 훌훌 털어내고 다시 시작하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린다는 것이다.  

살짝 변명과 위로를 하자면, 겉으로 “괜찮아”라고 말하는 게 마음속에 쌓인 문제를 상당 부분 희석시켜 주기는 한다.


내 생각이 이러니 주위 사람들이 내게 힘든 일을 토로할 때도 이렇게 했던 것 같다. 물론 그게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내 언어가 “충조평판”이라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는 데 얼굴이 붉어졌다.

내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남편한테 말하면 남편도 내게 저런 이야기를 해주었었다.

그러면 난

“정말 공감 능력 떨어지네, 누가 해결책을 얘기해달라고 했나, 그냥 그렇구나 하면 안 돼?”

하고 핀잔을 주었던 것 같은데 나도 그러고 있었다는 걸 이 구절을 읽으면서 알았다.  내가 자주 쓰는 말이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남편에게 미안했다. 나의 충조평판이 마음에 비수로 꽂혔을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물론 아이들에게도 위로랍시고 이런 말들을 자주 했던 것에 반성한다.


20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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