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단 Jun 08. 2019

토마토를 잼으로 먹는다고?

과일잼보다 매력적인 채소잼

채소로 만든 잼은 과일잼과는 다른 달콤함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 완두콩잼을 만들고 채소잼에 눈이 번쩍 뜨였다. 잼의 진한 달콤함을 표현해주는 건 역시 과일이지만, 과일잼이 표현하기 어려운 맛과 향을 채소잼이 만들어낸다. 과일은 그 자체로 단맛이 강하기 때문에 설탕과 함께 오랜시간 졸이면 달콤함이 배가 된다. 단맛 더하기 단맛의 느낌이다.


채소는 달콤함 보다는 채소 특유의 향과 맛이 있다. 설탕과 함께 졸이면 그 매력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진하게 응축된다. 더욱이 채소잼 중에서도 토마토잼은 요리 소스로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토마토는 수분이 많아서 다른 채소잼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연희동에 '제나나잼'이라는 작은 수제 잼가게가 있었다. (지금은 시즌2 준비중이라고 한다) 회사를 다니던 제나나잼 사장님이 '토마토잼'의 맛을 보고는 잼의 세계에 빠져들어 회사를 그만두고 잼가게를 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토마토잼은 확실히 그런 매력이 있다. 우리가 잼에게 기대하는 것을 뛰어넘는 맛을 보여준다.


토마토 800g, 설탕 100g, 꿀 15g

잼을 만드는 과정은 간단하다. 다만 오랜시간 고된 노동이 필요하다. 토마토는 껍질을 벗겨서 준비해야 한다. 토마토를 졸이다보면 껍질이 돌돌 말려서 딱딱해져 식감에 방해가 된다. 칼집을 낸 토마토를 끓는 물에 데쳐서 껍질을 벗겨 준비한다.


토마토는 8조각을 낸 후 다시 반으로 잘라서 준비한다. 냄비에서 10분정도 끓이면 물이 차오른다. 이제 중약불로 낮추어 30분정도 끓인다. 30분까지는 눌어붙지는 않으니 중간중간 저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30분이 지나면 조금씩 눌어붙으려 하는데, 이때 설탕과 꿀을 넣는다. 이제는 쉬지않고 저어주어야 한다. 10분정도 저어주면 끝.


잼의 기본
빵에 발라먹기

토마토잼도 과일잼처럼 빵에 발라먹으면 맛있다. 캐슈넛으로 만든 비건 크림치즈 사둔 것이 있어 치아바타 위에 바르고 그 위에 토마토잼을 올려 먹으니 딱 맛있다.


토마토 젤리

토마토잼을 여름디저트로 표현하고 싶어서 만든 메뉴인데, 어쩜! 정말 내 스타일이다. 나는 요리에 술을 첨가하는 것을 좋아한다. 재료에 맞는 리큐르(술)을 잘 사용하면 재료 본연의 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준다. 토마토 젤리에는 화이트와인&사케를 이용했다. 화이트 와인과 사케를 섞은 술인데, 아주 단 화이트와인이다.


토마토잼, 화이트와인, 꿀, 물, 젤라틴을 함께 섞고 차갑게 굳혔다. 일요일 밤에 만들어 두고 냉장고에서 굳힌 뒤 출근을 했는데, 회사에서 내내 토마토젤리 맛이 생각났다. 어떤 맛일지 가늠이 잘 안되어서 더 궁금했다.


토마토 젤리 위에 토마토잼을 살짝 올려 먹어봤다. 역시! 잘 맞는 리큐르를 가미한 디저트는 배신하는 법이 없다. 토마토잼만 만들어 두면 만들기 쉬운 디저트라, 여름동안 자주 만들어 먹어야지 싶다.


토마토잼을
칠리소스로


토마토잼을 디저트가 아닌 요리 재료로 사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있는 재료를 머릿속으로 조합하다가 떠오른 것이 칠리소스! 스리라차 소스 사둔 게 있는데 너무 매워서 손이 안 갔는데, 토마토잼과 조청이랑 섞으면 어떨까?


토마토잼 3스푼, 스리라차소스 1스푼, 조청 1스푼

소스를 섞어서 한입 맛을 보니 중식당에서 파는 칠리새우 소스 바로 그 맛이었다.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조합이 딱 생각대로 나왔을 때, 정말 말 못하게 기쁘다. 냉동 새우가 있었던 것이 생각나 칠리새우로 만들었다. 이제 칠리새우는 집에서 먹는 음식이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국 토마토는 맛이 없다는 편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