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단 Jun 10. 2019

냉장고 없이 살 수 있을까?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

냉장고 없이 살 수 있을까? 작은 냉장고로 살기라면 가능하겠지만, 냉장고 ‘없이’ 살기라면 글쎄. 더구나 혼자 사는 사람들은 '냉동기능'을 사랑한다. 냉장고 없는 살림이 가능할까?


당장 냉장고를 없앨 생각은 없지만, 이나가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냉장고 없이 사는 삶도 가능하겠구나 싶다. 냉장고 없는 삶은 단순히 '냉장고만 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일상을 단순화함으로써 정말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것이다. 잘만 정리하면서 산다면 인생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이게 없으면 안 돼" "이게 있으면 편해" "이게 있으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어"하는 말에는 지쳤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로 행복해졌을까?
내게 무엇이 필요한지 결정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본문 중)


몇달 전부터 비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화장을 지울 수 있는 전신용 비누이다. 그러니까 이 비누만 있으면 샴푸, 클렌징오일, 폼클렌저, 핸드솝, 바디워시가 필요없다는 뜻이다. 아직 샴푸까지는 없애지 못했지만 나머지 제품들은 모두 욕실에서 치워버렸다. 샴푸와 치약, 칫솔, 비누만 남은 화장실을 보고 있노라면 아주 마음이 편해진다. 제품이 떨어질 때마다 언제 사러가나 무엇을 사나, 어디가 최저가인가 검색할 필요가 없다. 그런 식으로 물건의 가짓수를 줄여나가다 보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들에 시간과 돈을 좀더 사용할 수 있다.


이나가키의 에세를 읽고, 모두 그녀처럼 살 필요는 없다. 나는 냉장고를 없애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조금씩 일상을 '넣고 빼고'의 기술로 단순화시키고 있다. 심플해진 내 일상이 좋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물건이 있다.
풍성한 삶이란, 보다 많은 것, 보다 비싼 것을 갖는 삶이 아니다. 쓸 수 있을 만큼 갖추고, 그것들의 장점을 충분히 살려가며 '더불어'사는 삶이다. (본문 중)


제목 |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

저자 | 이나가키 에미코

출판사 | 엘리

매거진의 이전글 주문을 틀려도 괜찮을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