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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단 Mar 12. 2022

겨울 채소생활 기록 (2021년)


겨울은 뿌리 채소의 계절이다. 구황작물이라고도 불리는 뿌리 채소는 꽤나 팬층이 두텁다. 할매 입맛을 가진 구황작물 매니아에게는 달큰한 맛이 제대로 물 오르는 겨울만한 계절이 또 있을까.




자색마



마는 쉽게 볼 수 있지만 자색마는 처음이었다. 아침에 두유에 자색마를 갈아서 마시면 초간편 건강 아침 식사가 완성된다.


끈적끈적한 마의 "끈기"가 위벽을 튼튼하게 해준다. 보라색 색감이 예쁘다

자색마는 생으로 먹어야 영양분을 오롯이 받는다고 하지만 꼭 구워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진짜 맛있다.


회사에 도시락으로 싸간 것들 ㅋㅋ 매번 도시락 쌀 때마다 남편이 옆에서 "그거 한 끼 맞아?"라고 묻는다.




토종토란


자색마와 같은 <작은빛농원>에서 구매했다. 매 계절 이곳에서 채소를 구매한다. 토종토란은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에 20분 구워 먹어도 좋고 삶아 먹어도 된다.


왼쪽 보라회색이 나는 게 토종토란 으깬 것


내가 주로 먹었던 방식은 넉넉하게 삶거나 구워서 감자처럼 먹거나, 으깨서 감자 샐러드처럼 먹는 것. 토란국을 해 먹어도 좋다.




단감



동생이 직장 동료 부모님이 단감 농사를 하신다며 단감 50개를 보내줬다.


이 단감은 나에게 놀라운 충격을 줬다. 지금까지 단감은 슴슴하고 단단한 과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단감은 화려하고 달고 부드러운 과일이다. 적당히 익힌 단감을 눈을 감고 먹으면 '망고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단감으로 여러 가지 디저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단감은 그냥 먹어야 제일 맛있다!!

그래도 만들었으니 소개하는 가을 단감 디저트


그냥 먹어도 이미 디저트인 단감


오븐에 구운 단감

오븐에 구운 단감은 기대를 많이 했다. 인스타그램에 "단감 50개 뭐 해 먹어요?" 스토리를 올렸을 때 많은 분들이 단감 오븐 구이를 추천했다. 영상을 찾아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오븐에 단감을 구워 먹었다. 음... 나의 결론은 맛있는 단감을 샀다면 굳이?



단감 양갱

단감 양갱! 맛이 없을 수는 없다. 다만, 단감을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이 수고스러움을 굳이?


단감 뱅쇼

그래도 와인의 풍미와 단감은 새로우니까 이건 해볼만 하다.



역시 그냥 먹어야 제일 맛있는 단감!

요거트에 넣어 먹었다.




당근


자주 챙겨보는 미니멀리스트 베이커 채널에서 베이크드 오트밀 레시피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사진으로 보면 그래놀라같은데... 두유가 이렇게나 많이 들어가다니? 이러면 죽 되는 거 아니야? 싶었지만 호기심에 만들어봤다. 호기심은 모든 것을 이기니까 ��


오! 죽 되는 거 맞는데 묘하게 매력적이다. 그래놀라가 과자처럼 바삭한 식감이라면 베이크드 오트밀은 든든한 식사 느낌이 더 강하다. 아침에 베이크드 오트밀에 오틀리를 부어서 전자레인지에 30초 돌려서 먹었더니 고소하고 부드러운 아침 식사가 되었다.


이번에 만든 베이크드 오트밀 레시피는 당근 1개가 통으로 들어갔다. 겨울에는 뿌리 채소를 많이 먹어야 건강하게 계절을 날 수 있다. 겨울이 가기 전 한번 더 만들어 먹어야지


� 미니멀리스트 베이커 홈페이지에 레시피가 자세히 나와 있다.


건강한 재료들!

당근 1개, 견과류, 건과일, 아마씨가루, 오트, 마스코바도, 이게 전부다!


이렇게 그릇에 담아 냉장보관 (3~4일) 했다가 우유를 부어서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으면 된다. 오래 보관하고 싶다면 냉동 보관을 하면 된다.




우엉


우엉을 브라우니에 넣어봤다. 우엉은 연근과 비슷한데 연근보다 식감이 더 단단하고 훨씬 "땅의 기운"이 잘 느껴지는 재료이다. 초콜릿과의 조합이 의외로 좋다.





감귤 케이크



크리스마스 기념 케이크를 만들었다. 

회사를 마치고 운동을 갈까 하다가 두손 가득 장을 봐서 집에 돌아왔다. 매년 겨울이면 꼭 한번씩 만드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위해서.


크리스마스 티, 크리스마스 쿠키,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불리는 겨울 제과의 특징이 있다. 향신료와 시트러스를 섞는다. 거기에 도수 높은 술에 절인 말린 과일과 견과류까지 섞는다면 후...!


집에 있는 재료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겨울 제과 분위기를 케이크게 쏙쏙 담았어요.


✔ 감귤 제스트 & 감귤 즙

✔ 생강 가루 & 시나몬 가루

✔ 피칸 듬뿍!

✔ 스카치 위스키에 하룻밤 절인 크랜베리와 건포도


바나나와 두부로 만든 케이크 반죽에 우르르 겨울 재료를 가득 넣었다. 여기서 끝내면 아쉬우니까!


✔ 케이크 위 감귤 젤리 코팅!

오렌지 마멀레이드 + 감귤 즙 + 메이플시럽 + 한천 가루를 섞었다.





타로



<작은빛농원>의 겨울 뿌리 채소 시리즈 중 가장 마지막에 수확하는 게 타로다. 2월에만 구매할 수 있다. 매년 2월이면 작은빛농원 블로그를 기웃거리며 타로 판매를 시작했는지 확인한다.


왕주먹만한 타로는 건강하고 튼튼한 뿌리채소다. 생긴 것도 정말 그렇게 생겼다.ㅋㅋㅋ 단단한 껍질을 감자 칼로 벗겨내면 흰 속살이 나온다. 큼직하게 반을 가르면 보라색 점점이 박힌 속내가 드러난다.



타로는 그냥 쪄서 먹는 것보다는 디저트로 만들어 먹는게 훨-씬 맛있다. 설탕과 궁합이 잘 맞는달까?

타로를 한가득 쪄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기분에 따라 푸딩과 밀크티를 번갈아 만들어 먹는다. 재료를 넣고 믹서에 갈면 끝나는 간단한 디저트.

타로 푸딩

찐 타로 200g

코코넛밀크 200g

설탕 40g

** 푸딩 만들때는 꼭 코코넛밀크로 ><


타로 밀크티

찐 타로 100g

귀리우유 200g

설탕 25g

** 밀크티는 우유/두유/아몬드브리즈/코코넛밀크 모두 good!




세발나물


세발나물로 페스토를 만들어먹었다. 초록채소 페스토는 한참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닐 때 많이 만들어먹었다. 여기에 빵, 밥, 파스타 아무거나 다 어울려서 도시락 싸기 정말 편하다.





겨울의 비건 베이킹


계절 채소 말고도 집에 있는 재료로 부지런히 디저트를 만들었다.


얼그레이 초코칩 휘낭시에

& 더블 초콜릿 휘낭시에




칙피 르뱅 쿠키


피칸 옥수수 콘브레드




통밀 비스코티

(이건 계란이 들어갔다)



늘 만들어두는 그래놀라 + 고구마 스무디





쓰고보니 이렇게 부지런했구나...! 싶다.

정리하는데도 한참 걸렸던 2021년 겨울의 채소 생활


잘 먹고 잘 산 나, 기특해

봄에도 잘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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