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단 Mar 13. 2022

SNS 시대의 종말, 다음은 뭘까?

내가 9가지 SNS를 운영하는 이유

"인스타그램 다음은 뭘까?"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운영해왔다. 2021년 6월에 팔로워 1,000명을 만든 과정을 글로 남겼다. 2022년 3월 지금은 1,500명이 되었다. 꾸준히 인스타그램을 관리하면서 동시에 끝을 준비하고 있다.


언젠가 인스타그램의 시대가 저물겠지, 막연히 생각해왔다. 이제 정말 끝이 가까워졌다고 느낀다.


앞으로 개인은 어떤 커뮤니티로 가게 될까? 미래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내가 선택한 전략은 SNS 포트폴리오 다각화다.



/

굿바이 메타



메타가 지고 있다. 주가가 26%나 하락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메타는 페이스북의 새 이름이다. 2012년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을 인수했다. 페이스북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가진 기업이 아니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제공한 정보로 만든 맞춤 광고 상품 (Targeted Adverstising)에서 수익의 98%가 발생한다.


마크 주커버그는 인스타그램 인수 전 CFO 데이비드 에버스맨에게 메일을 보냈다. "인스타그램처럼 잠재력 있는 기업과 경쟁하지 말고 인수해버리자". 인스타그램 다음으로 대세 소셜 미디어로 성장하는 틱톡도 인수하려고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페이스북이 메타로 이름을 바꾼 데에는 NEXT STEP인 메타버스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있다.


인스타그램 다음은 정말 틱톡일까?

틱톡 다음은 정말 메타버스 일까?


주류 미디어 주인공은 끊임없이 변한다.

책 → 신문 → 텔레비전  → SNS → ?


인스타그램 다음을 틱톡이나 유튜브라고 말하기도 한다. 내 생각은 다르다. SNS는 이제 자신의 시대를 떠나 보내고 있다. 다음 시대 주인공은 틱톡도, 유튜브도 아니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

SNS는 갔지만

SNS는 영원하리


이렇게 SNS의 시대가 가는 걸까? 사실 SNS는 인간 문명이 발달한 이후로 언제나 있어왔다.


Social Network Service

특정한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망을 구축해 주는 온라인 서비스


여기서 '온라인'만 떼 보자.

특정한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망을 구축해 주는 서비스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지 않은가? 추천, 연결, 공유를 잘하는 사람.

"너 이 친구랑 잘 맞을 것 같아서 소개해줄게."

"너 이 브랜드 좋아할 것 같아."


온라인 이전 시대에는 이 역할은 개인이나 단체가 오프라인에서 했을 것이다. 서신으로 했을 수도 있고 누군가의 집이나 카페, 살롱에서 했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생각을 나누고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궁금해하는 타인의 일상을 관찰하고 싶어 한다.


그 본능적인 욕구를 쉽게 만들어준 것이 온라인 시대의 SNS이다. 그리고 바로 이 '쉬움' 때문에 많은 문제가 생겼다. 개인정보 침해, 약자를 향한 공격, 개인의 권리 침해, 감시, 사이버 폭력 범죄까지.


SNS에서는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공유하고 타인의 정보를 열람하기 "너무 쉽다". 그렇다고 꼭 필요한 정보가 모두 개방된 것도 아니면서.


전통적인 온라인 SNS 시대는 갔다.

그러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계속된다. 새로운 서비스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등장할까?



/

그래서 도대체

NEXT가 뭔데?


내가 예측하는 NEXT는 가상세계 (메타버스) 이긴 한데, 제페토나 게더 타운의 형태는 아니라고 본다. 현실 그대로를 옮긴 제3의 공간이라면 "개선된 현재"일 텐데 의미가 있을까? 단순히 지금 사용하는 SNS의 가상공간 버전이라면 재미가 있을까?


개인이나 소규모 집단이 파편화되어 관심사 (취향, 산업, 지역)를 기반으로 모이게 될 것이다. 비슷한 사람을 만나 교류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욕구이고, 점점 개인의 관심사는 세분화되고 있으니까.


지금처럼 다수가 하나의 서비스 플랫폼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장 사용자가 많은 서비스는 있겠지만 점유율이 지금 인스타그램 수준은 아닐 것이다.


개인이 만들어내는 '가치'를 중심으로 모이는 커뮤니티 형태의 어떤 것. 내가 예측하는 NEXT는 오히려 지금보다 폐쇄적인 소규모 커뮤니티 형태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서도 탈중앙화 된 시스템을 가지려고 할 것이다. "탈중앙화"란 지금처럼 인스타그램의 정책에 사용자가 어쩔 수 없이 맞추는 게 아니라 사용자가 정책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로 사용했다.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DAO의 가능성도 눈여겨보고 있다.

** 윤소정 님 추천으로 알게 된 티 타임스 채널. 설명이 쉽고 유익하다.


이미 누군가는 그걸 구체화해서 만들고 있는 그 움직임까지는 보인다. 아쉬운 것은 내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 누가 뭘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그 내부 상황까지는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걸 알면 가장 탁월하게 만들고 있는 곳에 미리 투자할 텐데.



/

9가지 SNS

운영하기


평범한 직장인이 할 수 있는 준비가 뭘까 고민했다. 내가 양질의 정보를 얻는 루트는 책, 유료 매거진 (북저널리즘, 폴인 등) 정도이다. 업계 리더가 가진 내부 정보에 닿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은 나의 방향성을 단단하게 세우고,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빠르게 자주 업데이트하는 수밖에 없다.


(나는 시대가 바뀌어도 계속)

미디어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내 생각을 세상에 전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

타인의 생각을 공부하고 영감을 얻으며 발전하고 싶다

영감의 감동과 재미에 내 시간을 투자할 것이다.


도구는 계속 바뀔 것이다. 시대에 맞춘다는 것은 "새로운 도구를 얼마나 빠르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가?"이다. 사이드 뉴스레터에서 스티비 마케터 이루리 님이 자신을 '툴 헌터'라고 소개한 것을 봤다.


기민하고 재치 있는 툴 헌터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여러 매체를 얕고 넓게 다루기로 했다. 물론 그중에서도 메인 매체가 있고 서브 매체가 있다.



메인 매체

브런치

인스타그램

뉴스레터

밑미 공부 리추얼 모임

북저널리즘 저널


서브 매체

블로그

유튜브

커리어리


메인이고 싶지만 서브인... 매체

책 출판



수익을 기준으로 분류할 수도 있다


수익을 정산받을 수 있는 매체

북저널리즘 저널

블로그

책 출판

밑미 공부 리추얼 모임

유튜브


수익을 정산받을 수 없는 매체

브런치

인스타그램

뉴스레터

커리어리



/

멤버

큐레이션 능력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멤버를 모으는 것이다. 좋은 멤버 자체가 좋은 정보나 다름없다.


A 독서모임에 갔더니 10년 친구보다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들이 있네?

B 마케터 모임에 갔더니 인스타에서 유명한 OO도 있고, 내가 너무 좋아하는 OO도 있네?

C 새로 오픈한 편집샵에 갔더니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 OO도 있고 OO도 있고 OO도 있네?


요즘 멤버 큐레이션을 가장 잘하는 두 사람이 있다. 트루스 그룹의 윤소정과 마케터 정혜윤(융). 그들이 벌이는 프로젝트를 보면 늘 이 말부터 나온다. "와! 이 사람이랑 같이 협업하네? 뭐 할지 너무 궁금하다." 그들이 도대체 무슨 일을 어떻게 벌이는지 알고 싶어서 유료 뉴스레터까지 구독했다.


심지어 며칠 전 윤소정 님의 인스타그램에는 정혜윤 님과 새로운 일을 벌였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이 둘이? 그럼 뭐가 됐든 무조건 오픈런이지. 이렇게 되는 것, 이게 앞으로 만들어갈 NEXT 가 아닐까?



서로를 소개함으로써 모두가 전체 집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그들의 삶이 개선되면서 우리(커뮤니티 기획자)의 삶도 덩달아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다. 목적의식을 가지고 사람들을 한 곳에 모일 때 전염성 있는 결과가 만들어진다
- <당신을 초대합니다>, 존 리비



/

언제든

떠날 준비


"자리가 왜 이렇게 깨끗해?"


내 사무실 자리 위에는 모니터 하나만 덩그러니 올려져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묻는다. 노트북 거치대는 안 써? 마우스 패드나 발판 같은 건?


학생 시절 살림살이를 이고 지고 다니는 달팽이족이었다. 손톱깎기, 연필깎이, 스카치테이프, 스템플러 모든 것이 배낭 안에 있었다. 언제 어디로 갈지 모르니까. 뭐가 필요할지 모르니까.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건 현재를 소홀히 한다는 것이 아니다. 다른 대안의 가능성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을 정말로 떠나야 할 때 "구독자 1,500명을 어떻게 모았는데 떠나!!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거야!" 떼쓰고 싶지 않다.


SNS로 만들어진 관계는 서비스를 종료하는 순간 함께 종료된다고 말한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아니고 싶어서 9가지 SNS를 하며 언제 어디로든 이사할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도대체 NEXT가 뭘까? 언제 올까?


누가 좀 알려줘요. 혼자 가지 말고 같이 가요.



※ 참고자료


[북저널리즘] 2월 11일 FORECAST <애타게 메타를 찾아서>

[폴인] 디자이너에서 그로스 해커를 거쳐 CMO까지, 원동력은?

[어거스트] 뉴스레터, 3월 10일

[네이버 포스트] 페이스북의 전략. 경쟁자를 키우지 말고 인수해라!



이전 01화 전문성은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