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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단 Aug 12. 2022

지치지 않고 계속 해내는 힘

"어떻게 지치지 않고 계속 글을 쓸 수 있어요?"

"회사 다니면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그렇게 열심히 하면 번아웃 안 와요?"


요즘 이런 질문을 자주 받았다. 오늘 공부 리추얼 메이트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같은 질문을 받았다. 질문을 받을 때마다 떠오르는 답이 바뀌었다.


 


해야 하는 이유가

여럿이라


글을 쓰는 건 노동인 동시에 놀이이자 쉼이다. 마감이 정해진 글을 부담을 느끼면서 쓸 때도 있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기분 좋게 일기를 쓰기도 한다. 계속 글을 쓰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놀이, 휴식, 노동 사이를 왔다 갔다 옮겨 다닌다.


밑미 리추얼 메이커 활동은 매달 일정한 수익을 정산받는 부업인 동시에 나를 위해 투자하는 공부 시간이기도 하고 좋은 메이트와 다정하게 연결되는 기회이기도 한다. 메이트들이 남긴 글을 전부 읽고 댓글을 남기고 줌 미팅 자료를 준비하고 안부를 주고받는 일을 '일'로 보면 꽤나 품이 많이 드는 노동이다. 하지만 메이커로 활동하면서 얻는 깨달음과 관계, 서로를 향한 응원, 공부에 몰입하는 경험이 노동을 상쇄할 만큼 큰 에너지를 준다.


여기에는 조건이 필요하다. 일을 하며 에너지를 얻으려면 그럴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회사에서는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무리해서 해내야 하는 순간이 있지만 회사 밖 일은 즐기면서 지속할 수 있는 것만 선택한다.




나만의 다양한

스트레스 해소법


출구를 여러 개 만들어 놓아야 길이 막혔을 때 빠르게 지나갈 수 있다. 스트레스받을 때 해소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 운동, 독서, 베이킹, 음악 듣기, 산책, 명상, 일기 쓰기 등등 돌려가면서 지칠 때 좋아하는 활동을 한다.


방법이 여러 개 있어야 상황에 맞게 고를 수 있다. 몸이 너무 피곤할 때는 몸을 적게 쓰는 독서나 음악 듣기를 한다. 화가 나서 기운이 뻗칠 때는 운동을 하거나 베이킹을 한다. 몸 쓰는 일에 집중하다 보면 스트레스받는 상황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다.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자잘한 스트레스는 일기 쓰기와 명상으로 매일 조금씩 풀어낸다.




자주 지치면

덜 지친다


이렇게 쓰고 보니 마치 스트레스와 피로에도 끄떡없는 무적의 에너자이저 같다.


내가 정말 안 지치는 걸까? 생각해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지친다. 피곤하고 누워있고 싶고 그만하고 싶고 실제로 그만하기 위해 여러 시나리오를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기도 한다. 그러나 진짜 다 그만두고 도망가기 전에 용케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 이유는, 바로! 자주 지치지 때문이다.

자주 지치면 자주 쉬어줄 수밖에 없다. 나를 아기 다루듯 슬슬 어르고 달래서 데려가게 된다.


약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태어나 남들처럼 노는 것도 할 수가 없어서 서러웠던 적이 많다. 워낙 몸치에 놀 줄 모르는 성격이라 밤늦게까지 춤추고 노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웠다. 괜히 부러워서 몇 번 따라 해 봤다가 재미도 없고 피곤해서 안 하기로 했다. 활동량이 많지도 않은데 잠은 많고, 거기다 누가 뭐라고 날카로운 한 마디를 하면 몇 날 며칠 끙끙댔다. 몸도 마음도 남들보다 약한 내가 싫었다. 오죽 강해지고 싶었으면 필명을 '단단'으로 지었을까.


그런 내가 요즘은 "어쩜 그렇게 안 지치세요?" "체력이 좋은 것 같아요." "멘탈이 강하시네요." 이런 말을 듣는다. 참! 신기한 일이다.


내가 변했나? 생각해보면 아니, 사람 그렇게 쉽게 안 변한다. 나는 여전히 말 한마디에도 상처받고 등 돌리는 겁쟁이에다 밤늦게까지 드라마를 본 다음날이면 산 송장처럼 허우적대는 약골이다. 변한 것은 그런 나를 "잘 알아차리게 된" 것이다.


요즘은 이 악물고 버티지 않고, 그냥 될 대로 돼라! 지쳐 나가떨어져 버린다. 일 하다가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카페에 가서 음료를 마시고 산책을 한다. 짐을 싸들고 좋아하는 공간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한다. 그마저도 힘들 때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거나 명상 가이드를 듣는다. 그렇게 30분 정도를 지침 회복에 쓰고 나면 괜찮아진다.


지친 나를 한심하거나 나약하게 바라보지 않으려고 한다. 예전의 나는 스스로를 이렇게 채찍질했다.


"이 정도 일로 지치면 안 되지."

"이것도 못 버티면 세상을 어떻게 살겠어."

"지쳤다는 생각에 집중하지 말고 그냥 하자."


지금은 지침에 온전히 나를 내어준다. 딱 한 가지, SNS 확인은 되도록 안 하려고 한다. 그건 안 그래도 지친 뇌를 가혹하게 혹사시키는 일이니까. 지쳤을 때 필요한 것은 더 강한 자극이 아니라 자극의 중단이다.




나에게 질문하기


저녁에 온라인 세미나를 들었다. <아무튼 출근>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상사 눈치 안 보는 요즘 MZ세대 직장인으로 화제가 된 이동수 님이 <회사 생활을 바꾸는 질문법>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어떻게 그렇게 당당하고 자유롭게 회사 생활할 수 있나요?"

"눈치 안 보고 회사 생활하는 법 좀 알려주세요."


방송 나가고 이런 질문을 얼마나 많이 받았을까. 이동수 님은 자유롭고 당당한 회사 생활의 비결에 <질문>이라고 답했다.


질문을 잘하면 관계가 자연스러워진다는 것이다. 타인과 나의 관계에서도 그렇지만, 나와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동수 님 세미나 요약  

    회사 생활이 힘들고 관계가 어렵다면 스몰 토크를 이용해보자.  

    상대에 대한 관심 + 안 받아줘도 괜찮다는 배짱이 필요하다.  

    배짱이 필요 없는 질문이 있다. <나에게 하는 질문>  

    미래 시점에서 지금의 나를 바라보자. 지금 한 실수, 그거 별거 아니다.  


지칠 때는 참지 말고 자주자주 그냥 지쳐버리자! 는 나의 슬로건과도 연결된다. <그냥 지쳐 버리자>는 말에는 이런 속 뜻이 있다. 지금 얼마나 지친 건지, 나에게 필요한 게 뭔지, 어떻게 나를 쉬게 해줘야 할지 세심하게 살피고 알아차리자는 것이다.


힘들 때는 힘듦을 외면하거나 힘듦에 매몰되지 전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나 왜 이렇게 힘들지?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뭐지?

이 일을 꼭 이렇게 이 악물고 해야 하나?

일단 조금 쉬고 나중에 다시 하면 안 될까?

1년 후에 내가 지금 나를 본다면 잠깐 쉬어도 된다고 하지 않을까?


나를 잘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것!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힘의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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