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업 필수라는 데이터 자격증을 11년 차 직장인이 딴 이유
"합격"
합격. 딱 떨어지는 이 산뜻한 단어를 본 게 얼마만인지. 학생 때는 모든 과정이 결국 점수로, 합격과 불합격 둘 중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 답답하고 힘이 빠졌다. 그러나 사회에 나와 일을 하면서 차라리 어느 쪽이든 간에 깔끔하게 결론을 확인할 수 있는 그 방식이 그립기도 했다. 회사원이 되고 난 후 무엇이 일을 잘하는 것인지 알기가 어려워 계속 방향키를 조정하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야 했다. 좌충우돌 끝에 "이렇게 하면 되겠다"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여보는 행운을 잡을 때도 있었지만, 얄궂게도 그렇게 내달린 결과가 번아웃으로 끝난 적도 여러 번이었다.
SQLD 합격이라는 두 글자를 확인하고서야 솔직하게 실토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시험이 필요했던 이유는 데이터 활용 능력을 갖춘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라거나, 성공적인 다음 이직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도대체 어디가 종착역인지 알 수 없는 이 무한궤도 같은 트랙 위에서 "1구간 통과 스탬프" 같은 인증을 받고 싶었다. 올레길 스탬프를 찍는 마음, 띠부실 스티커를 한 종류씩 모으는 마음, 아니 사실 그런 지난한 과정은 전부 어딘가로 치워버리고 그냥 합격 통보를 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학생 때의 합격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인증서였다. 대학 합격, 인턴 합격, 신입사원 공개채용 합격처럼 말이다. 어른이 된 후 합격은 아무것도 보장해 주지도, 다음 관문을 열어주지도 않았다.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했지만 10년째 운전대만 잡으면 바들바들 떠는 날이 부지기수다. 제과기능사 시험에 합격했지만 주말에 쿠키를 굽는 직장인 신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렇기에 SQLD 합격 역시 일상을 변화시켜 주지도,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주지도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았다. 뻔한 결말을 다 알면서도 드라마 마지막 회를 보는 것처럼, SQLD 시험을 등록했다.
인간이 발명한 것 중 가장 기발한 것이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시간은 무한하게 펼쳐져 있는 개념인데, 시작도 끝도 없는 시간이 너무 막막해서 인간은 연, 월, 일, 시를 발명했다. 덕분에 우리는 시간 속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마음'을 먹으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하루가 시작되고 끝이 나고, 한 달이 시작되고 끝이 나고, 한 해가 끝나면 한 살을 먹는다. 위대한 발명품 '날짜' 덕분에 멍하니 지루하게 흘려보낼 수도 있었을 어떤 하루에 특별한 의미가 생겼다. 생일, 연초, 연말, 크리스마스, 설날, 어린이날. 그러고 보면 인간에게는 의미 없음이 가장 큰 고통인 것 같다.
다시 SQLD 시험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면, 결국 다람쥐 쳇바퀴 같은 회사 생활에 "뭐라도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서 시험을 등록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회사로 이직해서 1년이 흘렀던 시점이었다. 일은 어느 정도 손에 익고, 동료들도 익숙해졌다. 이대로 하루하루 흘려보내듯 사는 것이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익숙함과 별개로 정신없이 바쁘게 일을 하고 있었고, 어깨 위로 쌓이는 업무량이 줄어들지도 않았다. 어째서 나는 익숙함, 반복, 동일한 업무 이런 것들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으로 태어나 이렇게 스스로를 늘 몰아세우는 걸까 궁금했다.
그 궁금증은 박문호 박사의 강의를 듣고 답을 찾았다. 인간의 뇌가 그렇게 생겨먹었다는 거다. 뇌는 '차이'만 인지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기존 것과 새로운 것의 차이, 즉 '관계'를 처리하는 기관이라는 것이다. 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인간이었던 거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고백합니다. SQLD 시험 리뷰 포스팅인 줄 아셨겠지만, 네... 저의 일기였습니다. 너무 실망하시지 않도록 아래에 공부법도 적어둘게요.)
새로운 회사에서 꼬박 1년을 채우고 내 뇌는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었다. 스멀스멀 다시금 "내 일의 의미는 뭘까." "나는 어떻게 일해야 할까." 이런 답 없는 고민들을 이어가던 때 책 <자기만의 트랙>을 읽다가 누군가 죽비로 어깨를 탕탕 내리치는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저는 일 고민을 너무 많이 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입니다. '얼마나 더 빨리 많이 실행해 보는가'가 핵심입니다.
<자기만의 트랙>, 김나이
그래!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것은 실행과 몰입이야! 뭘 실행하지? 무엇에 몰입하지? 레이더를 켜고 여기저기 휘젓고 다니다가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이 SQLD 시험이었다. 사내 SQL 스터디에서 SQLD 시험을 준비하는 반을 따로 만든다는 것이다. 자격증 시험이면 적어도 한 달 동안은 내 뇌가 지루할 틈 없이 움직일 먹잇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하게 알게 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막상 시험 범위와 분량을 확인하고 나자 마음이 급해졌다. 회사 동료들이 내가 SQLD 시험을 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도 동기부여가 되어줬다. 떨어졌다고 말하는 나를 상상하자 으악... 너무나도 싫었기 때문이다. 결국 어쩌다 등록한 이 시험은 대학 졸업하고 10년 동안 공부한 자격증 시험 중 가장 열심을 다했던 시험이 되었다. (10년 간 응시했던 자격증 시험은 운전면허 시험과 제과기능사 시험이고 모두 재수를 했다.)
시키지도 않은 자랑을 해보자면, 공부라면 나름 자신이 있다. 대단히 머리가 좋은 천재 유형의 모범생은 아니었지만, 주어진 기간 안에 공부 계획을 세우고 착실하게 실행해 나가는 편이다. 덕분에 남들이 말하는 좋은 대학, 좋은 회사를 다니기도 했다. 내 공부법을 소개하면서 사실 비법이라고 말하기 민망한데, 그 이유는 "많이 공부하고 많이 외운다."가 전략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통 4주 준비하는 시험이라면 내 전략은 간단하다.
4주보다 25% 길게 5주를 확보해서 계획을 세운다.
내 전략은 쉽다. 단, 매일 꾸준히 해야 효과가 있다.
[1일 차] 정해진 분량 공부하고, 요약하고, 외우기
[2일 차] 1일 차 요약본 보면서 전체 내용 복기하기, 2일 차 분량 공부하고, 요약하고, 외우기
[3일 차] 1,2일 차 요약본 보면서 전체 내용 복기하기, 3일 차 분량 공부하고, 요약하고, 외우기
[4일 차] 1,2,3일 차 요약본 보면서 전체 내용 복기하기, 4일 차 분량 공부하고, 요약하고, 외우기
이 방식으로 공부하면 절대 뒷부분 공부하다가 앞부분 까먹을 일이 없다. 다만 매일 공부시간이 점점 늘어나는 구조라는 게 문제다. 게다가 하루라도 빼먹으면 이 꼬리물기 공부법의 효과가 반감된다. 무조건! 하루도 빠짐없이 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반복해서 외우는 회차가 늘어날수록 앞부분 내용을 복기하는 시간이 단축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자동 완성'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오타를 보고도 자연스럽게 뇌에서 알아서 교정해서 읽는 바람에 오타를 놓친 경험이 있지 않은가? 바로 그게 뇌의 자동 완성, 게슈탈트 이론이다. 뇌의 성질을 역이용해서 암기 노트에서 외워야 할 부분에 구멍을 뚫어놓는다. 카이스트 출신 가수로 유명한 이장원이 공개한 공부법도 비슷했다. 암기 노트를 외울 때마다 군데군데 필기를 지웠고, 그 빈칸을 채우며 암기했다고 한다.
내가 가장 편하게 활용하는 암기 노트는 '목차'다. 목차로 외우면 따로 암기 노트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목차를 보고 각 챕터 별로 세부 제목을 기억해 내고, 그다음 세부 제목을 보면서 그 안에 내용을 기억해 낸다. 이때 모든 내용을 다 적으면서 복기하면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축약어를 만들어서 외우기도 한다.
SQLD 시험은 데이터 베이스 이론 부분이 난해하고 어려워서 목차만 가지고 외우지는 않았고 따로 암기 노트를 만들어서 개념 간의 관계도를 그렸다. 그 그림을 보고 전체 내용을 복기하며 외웠다. 이 방식으로 외우면 책 하나를 통째로 외울 수 있다.
개념서를 암기할 때 가장 많이 하게 되는 실수가 "한 번에 다 이해하려는 욕심"이다. 하나하나 다 알아가며 공부하면 주어진 시간 내에 점수를 못 만든다. 시험공부의 목표는 합격이지, 논문 발표가 아니다. 그 어떤 개념서라도 원리는 똑같다. 꼭 알아야 할 기본 개념 위주로 정리된 교과서이다. "정리"된 내용을 보고 "전체 맥락"을 파악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오히려 정리된 내용을 다 알지 못해도 일단 그냥 외워버리면 암기된 개념 사이 관계에서 뇌가 정보를 네트워킹하면서 전체 맥락을 이해한다. "일단 그냥 외우라"는 말은 무식한 강요가 아니다.
개념서는 총 3번 읽는다. 첫 번째는 빠르게 수박 겉핡기식으로. 두 번째는 주요 개념을 외우면서. 세 번째는 중간중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천천히 추가 자료를 찾아가며 읽는다. 그렇다! 이해하며 읽는 것은 3 회독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내용을 5주간의 타임 테이블로 정리해 보면 이렇다. 책 이름은 편하게 <유선배>, <노랑이>로 통일해서 부르겠다.
** 유선배: <SQL 개발자 과외노트>, 정미나
** 노랑이: <SQL 자격검정 실전문제>,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유선배> 빠르게 1 회독
<노랑이> 빠르게 1 회독 50% + <유선배> 암기하며 2 회독 50%
<노랑이> 빠르게 1 회독 50% + <유선배> 암기하며 2 회독 50%
<노랑이> 천천히 2 회독 + <유선배> 모르는 부분 위주로 3 회독 + 구글링으로 추가 자료 보면서 모르는 부분 이해하기 + 암기 노트 외우기
월화수: 암기 노트 외우고 + 틀린 문제 1 회독
목금토: 매일 1회씩 기출문제 풀고 + 매일 오답만 2 회독
암기 노트는 순서대로 노트에 쓰지 않고 낱장의 카드로 구성한다. 인간의 뇌는 내용 순서대로 정보를 기억하지 않는다. 개념 간의 '관계'를 활성화/비활성화하면서 정보를 찾아내 출력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위에서 목차 - 소제목 - 내용 순서대로 내용을 복기한다고 했는데, 동일한 원리다.
책 한 권을 마치 마인드맵 그리듯이 정리하는 것이다. 마인드맵의 주요 키워드 하나가 바로 낱장의 암기 카드 한 장이 된다. 실제로 <유선배> 책을 마인드맵으로 정리해서 1차로 개념 간의 관계 지도를 그리고 그다음에 낱장의 암기노트 카드를 만들어 외웠다.
SQLD는 60점만 넘으면 합격인 시험이다. 앞에서 구구절절 공부법에 대해 적어놓았지만 사실 이렇게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만점 받을 필요도 없는데 이렇게까지 공부하는 건 비효율적이고 가성비 떨어지는 방식이다. 됐고, 그래서 만점 받았냐고 물어본다면 아니? 60점을 갓 넘긴 74점이 내 점수다.
변명을 좀 해보자면, SQLD 시험은 70%가 <유선배> + <노랑이> 책에서 출제되고 30%는 생소한 다른 범위에서 출제된다. 애초에 두 권의 책을 독파한다고 해서 만점을 받을 수 있는 시험이 아니다. 만점을 받으려면 더 자세하게 데이터 모델링에 대해 설명한 이론서를 읽었어야 한다. 그건 주어진 시간 안에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판단했고, 내 목표는 <유선배>와 <노랑이>를 통째로 외워서 안전하게 70점을 넘기는 것이었다.
그렇다, 이제 털어놓겠다. 겨우 74점 받을 거면서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바로 내 비법이다. 내가 지금까지 좋은 결과를 낸 모든 과정은 알고 보면 전부 이렇게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인 과정이었다. 조금 공부하고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했을 거다. 깔끔하게 인정하자면, 나는 그런 유형의 사람이 아니다.
대충 해도 되는 일에 정성을 쏟고, 안 해도 되는 일에 시간을 쏟는다. 그런 내가 아주 오랫동안 부끄럽고 미웠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삼십 대 중반쯤 되니 그게 얼마나 귀한 자산인지 알게 되었다. 나의 비효율적인 공부법 덕분에 나는 한번 공부한 것은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줄 안다.
사람들은 수면 아래 동동 거리는 내 발차기를 보지 못한다. 주변 어른들은 나에게 "좋은 학교도, 대기업도 척척 붙으니 얼마나 운이 좋니."라는 말을 했다. 그때마다 속으로 어찌나 부글부글하던지. 절대 떨어질 수 없을 만큼 했기에 붙은 것이었는데, 어떤 불운도 영향을 미칠 수 없을 만큼 노력했는데, 그걸 '운'으로 퉁쳐버리다니. 홍상수 감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의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의 제목은 좋아한다.
여기까지가 꿀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SQLD 시험 후기 & 공부법이었다. 이제는 나름의 TIP을 담은 후기를 정리해 본다.
https://yunamom.tistory.com/341
유나맘 블로그에 48회 가채점 포스팅이 자세히 나와있다. 지난 기출문제 정리 & 풀이도 쉽고 자세하게 포스팅되어 있다. 강추 블로그!! 이 블로그 하나만 보면 기출은 클리어!
이 분 심지어 48회도 응시하고 가채점 포스팅도 올리셨던데, 정체가 궁금하다.
노랑이라고 불리는 에서 역시 많이 나왔다. 느낌으로는 똑같은 문제가 3~5개 정도 있었고, 비슷한 문제도 꽤 있었다. 구글링 해보니 8개 정도 노랑이에서 출제된 듯.
옵티마이저 & 분산 데이터베이스 열심히 공부했는데 거기서 하나도 안 나왔다. 유선배 책에 없는 개념이라 구글링 & SQL 전문가 가이드 PDF도 해당 부분 2 회독했지만 안 나왔다. 3주 차에 옵티마이저 때문에 너무 놀라서 (안 배운 개념인데 자격검정 문제로 주르르 나와서) 귀한 4주 차를 비중 있게 할당했건만 한 문제도 나오지 않다니. 유선배 책 + 노랑이책 ~127P까지만 봐도 될듯하다.
그러나 유선배+노랑이에 나오지 않는 개념들이 나온다. 시험 범위가 딱 떨어지게 존재하는 시험이 아니라서 난이도 조정을 위해 기출에서 10문제 + 평이한 난이도 20문제 + 범위에 없고 어려운 문제 20문제를 내는 것 같다. 이건 아무리 유선배 + 노랑이를 100% 외워도 못 풀 것 같아서 깔끔하게 포기하는 게 효율적일 듯
컴퓨터용 사인펜
문제풀이용 샤프나 볼펜
수험표는 없어도 된다
시험 시작하고 30분 동안은 나가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못 간다. 물 먹지 말기.
요즘 워낙 인기 있는 시험이라 시험 접수 첫날에 인기 고사장은 마감된다. 접수 2일 차에 등록했는데, 집 가까운 고사장을 놓쳤다.
요즘은 마케팅, 기획, 전략할 것 없이 SQL을 업무에 자주 활용한다. 간단한 쿼리를 작성하기도 하고, 데이터팀에서 짜준 복잡한 쿼리를 이해해서 변형하기도 한다. 데이터에 대한 이해, 데이터 리터러시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SQLD 시험은 "쿼리 짜는 능력을 검증"하는 시험이 아니라 "데이터 베이스의 구조와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목적인 시험이다. 실제 현업에서 쿼리를 자유자재로 짜고 싶다면 인강 + 독학을 해야 한다. 그럼 이 시험 왜 보냐고? 그동안 몰랐던 데이터 베이스의 특징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 그래서 쿼리를 이런 식으로 짜는 거구나! 무조건 외워서 썼던 쿼리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몰랐던 쿼리 문법과 함수를 알게 된다. 물론 자주 쓰는 함수는 어차피 정해져 있기도 하고 구글링 하면 다 나온다. 그러나, 검색도 어느 정도 알아야 할 수 있는 것! "이런 함수도 있더라"라는 상식을 알고 있으면 쿼리를 짜다가 막힐 때 어떤 검색어로 구글링을 할지 알 수 있다.
오랜만에 수험생처럼 퇴근하고 매일 2시간씩 공부하는 게 사실, 재미있었다. 몰입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5주를 꽉꽉 채워 보냈다. 새로운 개념을 외우면서 내 뇌가 개념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감각도 좋았다. 합격이라는 산뜻한 두 글자를 보면서 오랜만에 성취감을 만끽한 것도 의미 있는 성취였다.
SQLD 공부를 마치고 요즘은 코칭심리학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무엇이든 차근차근 공부하면 배울 수 있다는 경험은 나에게 큰 자산이다. SQLD는 올해 내가 경험한 "작은 성취" 중 하나다. 코칭 심리학에서 작은 성취를 통한 변화를 설명한 문장을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행동의 변화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을 거치며,
또한 이를 위해서는 개인이 여러 가지 특수한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변화 실행 단계에서는 변화가 점진적이라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작은 성공경험들을 소중히 여김으로써 자신감을 충전하고 변화행동의 횟수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
변화된 행동을 지속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은 '나는 이제 예전의 내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렇게 자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것이 '변화된 자아상의 확립'이다. 그다음 단계는 '변화의 확장'으로, 변화를 다른 영역에 적용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