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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단 Oct 01. 2023

내가 상상한 것보다 더 좋은 삶

대학 마지막 학기였다. 친구와 나는 교정 중앙의 넓은 길을 걷고 있었다. 친구에게 나는 말했다. 


“그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어.” 


그다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다고 말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친구의 걱정 어린 답은 기억난다. 


“어떤 일은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어. 네가 성별을 바꿀 수는 없잖아.”


그때 나는 영혼의 존재를 믿지 않았지만 무언가를 알고 있었다. 동시에 믿지 못한 채 불안했다.



친구의 말이 맞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세상에는 너무 많다. 당장 지난주에 기획한 광고의 결과가 내 기대를 완전히 빗나갔다. 자유롭게 일하고 싶다는 열망은 11년 간의 회사 생활 내내 실현되지 않았다. 아직 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지 못했다. 그런데도 나는 계속 믿고 싶었다.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책 [될 일은 된다]는 나에게 완전히 다른 차원의 믿음을 갖게 해 주었다. 마음을 먹을 필요도 없다고 말이다. 두려움에 갇혀 제대로 믿지도 못하면서 나는 할 수 있다고 되뇔 필요가 없다고 말이다. 



마이클 싱어는 삶으로 답했다. 그냥 하면, 알아서 길이 생긴다고. 삶이 나에게 주는 것들에 마음을 다해 집중하면 심지어 내가 꿈꾸던 것보다 더 큰 것을 나에게 준다고 말이다.



내가 이 책을 만나게 되기까지 여러 다리를 건너왔다. 다리를 하나씩 하나씩 건널 때마다 자꾸만 문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처음은 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러브 포레스트 채널이었다. 곧 그 채널의 주인이 내가 오래전부터 팔로우하던 블로그 주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사람은 대체 누구길래 명상 여행을 기획하고 이 많은 책을 읽은 거지? 너무 궁금해! 그리고 알고리즘이 그를 만나게 해 주었다.



그다음은 흐름을 탄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그가 소개해준 책을 차례로 읽기 시작했다. [리얼리티 트랜서핑], 그다음에는 마이클 싱어의 [상처받지 않은 영혼]. 때마침 공부 리추얼에서 밍밍이님이 마이클 싱어의 [될 일은 된다]를 읽고 있었다. 바로 책을 구입했다.



밑미에서 리추얼 라이브를 제안했고, 내 차례를 기다리며 현순님의 드림보드 리추얼 라이브를 들었다. 바로 그 다음 달에 현순님의 리추얼을 신청했다. 그곳에서 나는 내 꿈을 구체화하고 끌어당기는 법을 배웠다. 꿈을 꾸는 법을 배우게 된 셈이다.



그리고 어젯밤, 오후에 마신 커피 탓에 잠이 오지 않아 새벽 내리 [될 일은 된다]를 읽었다. 이 책에는 내가 지난 3년간 그토록 찾아 헤매던 질문의 답이 있었다.



2021년 여름, 뉴스레터 [함께하는 독학클럽]을 만들면서 썼던 문장이다.



"일과 일상에서 균형을 찾고 나다운 성장을 하고 싶은 
일하는 우리를 위한 함께하는 독학클럽"



일에서 성장하면서도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삶.

그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 없느냐고 나는 지난 몇 년간 삶에 따져 묻고 있었다.



왜 나를 일에 투신하는 워커홀릭 아니면 일에서의 인정은 포기한 채 적당히 사는 월급쟁이 둘 중 하나의 선택지만 있는 거냐고 삶에게 항의했다.



삶은 오랫동안 답을 하지 않았다. 나는 작고 소중한 나의 체력을 지키며 일하느라 대담하게 나를 열어젖히지 못하고 계속해서 삶을 관리하기만 했다. 새로운 일 앞에서는 기대보다 압도감에 짓눌렸다. 결국 다 해낼 수 있으면서도 하는 내내 고통 속에서 나를 괴롭혔다.



마이클 싱어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고, 그냥 삶에 나를 내맡기면 삶이 알아서 해결해 줄 거라고 말했다. 지난 몇 달간 나는 꿈을 꾸는 법을 배웠다. 그 방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자 삶은 나에게 꿈을 타고 노는 법을 알려주었다.




나에게 주어진 지금 이 삶이 평생 내가 바라던 꿈이었던 것처럼 기꺼이 받아들이면 된다는 것이다. 그럼 삶은 내가 꾼 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무언가를 가져다주게 될 것이라고.



우리는 상상하는 만큼만 꿈꿀 수 있다. 초등학생에게 대통령이나 과학자가 가장 좋은 꿈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삶은 우리가 상상하고 꿈꾸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우리를 위해 준비해놓고 있다. 그저 그것을 가지겠다는 마음만 먹으면 된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다.



몇 달간 자연스럽게 나에게 온 이 가르침이 나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궁금하고 기대된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주어진 일에 집중하고 흐름에 나를 내맡기는 것이다. 



이 책이 나에게 온 것은 이제 시스템의 시기를 벗어날 때다는 신호였다. 나는 지금 내가 회사 생활 3.0을 열어졎혔음을 직감했다. 



[1.0] 주어진 것을 이 악물고 열심히

[2.0] 시스템으로 효율을 높임

[3.0] 내맡김으로  다른 차원에 도달



그동안 나는 템플릿, 시스템, 체계 만들기에 집중했다. 이제 그 근육은 기본기로 자리 잡았다.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기존에 만들어둔 템플릿과 시스템이 새로운 일을 할 때 힘 들이지 않고 제 몫을 한다. 그 위로 자신 있게 스스로를 내맡길 때가 되었다.



삶은 언제나 내가 꿈꾸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을 가져다준다는 믿음 하나만 품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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