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소영
내 독서법은 [병렬 독서]와 [주제 독서], [균형 독서]다.
[병렬 독서] 한 번에 여러 권을 조금씩 돌아가며 읽고
[주제 독서] 한 번에 하나의 주제를 깊이 파고들어 그 주제와 관련된 책을 3~5권 읽는다
[균형 독서] 이때, 하나의 관점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반대되는 논지의 책을 동시에 읽는다.
얼마 전 [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를 읽은 후 이와 반대되는 책으로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를 골랐다.
놀랍게도 양 극단의 주장을 하는 듯 보이는 이 두 책은 결국 같은 이야기를 하는 듯 보였다. 정확히 말하면 서로의 대척점에 놓인 주장에서 [나만의 절충안]을 찾을 수 있었다.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에서는 [커뮤니티 리더십]을 강조한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서 앞으로 중요한 자질은 커뮤니티 리더십이라는 거다. 정해진 문제를 제한된 시간 내에 누가 더 많이 풀 수 있느냐로 능력의 우위를 결정했던 시대는 지나갔다.
세상에 없던 문제를 정의하고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해답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에서는 지식이 많은 것보다 [배우는 능력]이 탁월한 것이 중요하다. 배움은 커뮤니티 안에서 가장 효과가 좋다. 어릴 때 짝꿍에게 공부를 가르쳐 주면서 공부하면 학습 속도가 빠르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이 책의 커뮤니티 리더십을 배움의 기술로 표현해 보자면, 앞으로의 공부란 "내가 관심 있는 분야를 깊이 파고들어서 배운 지식을 최대한 널리 알리고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만드는 능력이다."
사회의 절대적 기준이 되어버린 [돈]의 관점에서도 이 말은 유효하다. 돈을 번다는 건 결국 내가 배운 것을 사회적 가치로 교환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공부한 것을 실전에 써먹을 수 있어야 돈을 번다. 그런데 공부한 것을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기회의 크기는 그 사람이 지닌 네트워크의 크기에 비례한다.
아무리 똑똑하고 아는 게 많아도 그걸 써먹을 데가 있어야 인정을 받는다. 이 책이 커뮤니티 리더십, 커뮤니티 학습법을 강조하는 이유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아니 그래서 [나는 혼자일 때 더 잘한다]와 뭐가 맥락이 맞다는 거야 의심이 들 수도 있겠다. 커뮤니티 리더십의 어떻게 발휘할지 그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나처럼 내향적인 사람은 온라인에 글을 쓰고 기록을 쌓는 것으로 할 수 있다. 내향인에게 글이란 가장 강력한 무기다.
혼자서, 집 밖에 나가지 않고도, 수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내 생각과 지식을 전달할 수 있다. 그게 내가 선택한 커뮤니티 리더십이다. 내가 아무리 바빠도 밑미 리추얼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혼자 하면 쉽게 지치고 현실과 타협하게 된다. 밑미에서 매월 리추얼로 만나는 나와 메이트들은 서로의 기록으로 영감과 에너지를 받아 더 공부하고 고민하며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이 경험이 매번 놀랍다. 더욱 신기한 것은 우리 모두가 자발적으로 (심지어 돈까지 내고) 자신의 공부법과 지식을 기꺼이 나누고 알려주고 심지어 서로의 공부를 응원한다는 것!
책을 읽으며 나는 이미 내향인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며 커뮤니티 리더십을 기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하면서 내가 품은 고민은 12년째 단 하나다. 나처럼 내향적이고 에너지가 적은 사람이 어떻게 성장하고 세상에서 굳건히 내 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
그 답은 커뮤니티 리더가 되는 것이었다. 내 서재에서 한 발자국도 나서지 않고도 함께 공부하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에 만든 첫 공부 커뮤니티 [함께하는 독학클럽]은 밑미의 [공부 리추얼]로 옮겨 갔다. 동시에 브런치와 블로그, 인스타그램에 그 모든 과정을 남기며 거대하고 느슨한 [읽고 쓰는 사람들의 모임]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
이번 두 권의 책을 읽으며 "잘하고 있어, 나 자신!" 응원과 용기를 듬뿍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