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뉴스레터 <함께하는 독학클럽> 1월 28일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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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단단입니다.
여러분은 완벽주의자인가요?
저는 스스로를 완성주의자라고 생각하며 살았어요.
신입사원 시절, 사수 과장님이 제게 자주 했던 말이 있어요.
“지금 네 단계는 빨리 해내는 게 중요하지 않아.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고민해서 해봐.”
이런 피드백을 들을 만큼 저는 완벽보다는 일단 완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죠. 일단 빨리 하고 피드백을 받아서 고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완벽주의자에 대한 책 <나는 왜 작은 실수에도 이렇게 힘들까>를 읽으면서 책에 나온 사례 하나하나가 모두 제 이야기처럼 느껴졌어요.
말도 안 돼!
내가 이렇게나 완벽한 완벽주의자였다고?!
✅ 워크숍이 마감되는 것뿐만 아니라 빨리 마감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성과를 통해서만 내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완벽주의자에게 성취는 무언가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이 존재해도 된다는 허락이다.
✅ “기준을 좀 낮춰”라는 말이 공허하게 들린다. 높은 기준을 정해 놓고 자신을 그 기준까지 밀어붙이는 게 남들이 봤을 때는 극기처럼 보이지만, 완벽주의자들에게는 살아 있다는 생동감을 줄 때가 많다. 완벽주의자에게 ‘덜 열심히’ 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 집중해서 일할 때, 자기도 모르게 숨을 참거나 숨을 굉장히 얕게 쉰다. 호흡이 짧아지면 몸의 긴장도가 올라가고, 몸이 긴장되면 또다시 호흡이 짧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그러면 같은 시간을 일해도 훨씬 피로가 심해지고 무기력을 느끼기도 쉽다.
✅ 관계는 성취와 무관하기 때문에 관계에 에너지를 쓰는 것이 낭비라고 느낄 때가 많다.
✅ 관계에서 적절하게 처신하지 못했다고 느끼면 깊은 수치심을 느낀다. 적절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다 보니 사람을 만나면서 남들보다 에너지를 더 많이 쓰게 된다.
✅ 우선순위를 정할 때 자주 생존과 관련된 것들을 포기할 것 목록에 넣는다. (휴식, 식사, 잠, 놀이)
✅ “대충 해서 달라”는 업무 지시가 가장 어렵다. 대충 한다고 생각했을 때 마음이 편해지거나 부담이 덜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불편할 때가 많다.
신입사원을 지나 경력이 쌓이면서 완벽주의자가 된 걸까요. 주변 지인들은 요즘 제게 이런 말을 합니다.
“일단 그냥 시작해 봐요.”
“하면서 수정하고 보완하면 되죠.”
“완벽주의 좀 내려놔.”
“무리하지 말고 적당히 하세요.”
나를 위하는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서운하더라고요. 물 속에서 이미 안간힘을 쓰며 달리는 사람을 뒤에서 떠밀며 더 빨리 가라고 외치는 것 같았어요.
속으로 이렇게 반발하기도 했죠.
“나는 시작을 못하는 사람이 아닌데 왜들 그러지? 나한테는 시간이 필요한 것 뿐이야. 머릿속으로 어느 정도 방향이 잡혀야 행동에 나서는 나를 왜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대충 일단 시작해서 잘못되면 책임져 줄 거야? 결국 다 내가 수습해야 하잖아!”
게다가 심리학이나 뇌과학 책을 보면, 일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바로 뛰어들지 않고 먼저 전체 그림을 그려본다고 하잖아요.
제게는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과정도 분명한 행동이거든요. 여러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리스크를 계산하고, 기획을 뾰족하게 다듬는 행동이요.
물론 완전히 처음 해보는 일이라서 그림조차 그려지지 않는 상황이라면 일단 해보며 부딪히는 태도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미 몇 번 해봤고, 이제 더 잘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무작정 뛰어든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기 어렵죠.
송길영 작가가 2021년에 낸 책 제목이 <그냥 하지 말라>였어요. 그런데 요즘 송길영 작가님은 “제발 그냥 좀 하세요.”라고 말하고 다니시더라고요.
도대체 뭐 어쩌라는 걸까요?
중요한 건 내가 지금 어느 ‘때’에 있는지 알아차리는 거예요.
기획을 더 촘촘하게 잡고 시작해야 하는 단계인데, 매번 “Just do it”을 외치는 사람은 발전이 없어요. 반대로 지금은 시작해야 할 타이밍인데 “조금만 더 생각하고”를 외치며 미루는 사람은 기회가 없죠.
콘텐츠도 마찬가지에요. 지금 내가 “일단 올렸다”는 성취감을 맛봐야 하는 단계인지, 아니면 보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어 제대로 성과를 내야 하는 단계인지 알아야 하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완벽주의를 수호하는 것도, 타파하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하는 일을 작은 단위로 쪼개어서, 그 중 어디에 힘을 주고 어디에 힘을 빼야 할지 알아내는 겁니다.
그러려면 내가 하는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아야 해요.
저는 올해 노션 템플릿을 판매하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어요. 처음 하는 일인데 모든 것을 다 완벽하게 해내려고 했다면 아마 시작할 수 없었을 거예요.
저는 본질에만 딱 집중하고 나머지는 일단 내려놓기로 했어요.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영역은 ‘노션 템플릿 자체의 완성도’입니다. 이 상품의 본질이니까 이건 힘을 뺄 수 없죠.
내려놓아야 하는 영역은 본질을 제외한 모든 것입니다. 상세페이지, CS 채널, 광고 집행, 결제 편의성, 간편 소셜 로그인 등등 노션 템플릿 하나 팔기 위해 챙길 게 너무 많더라고요. 하지만 이 모든 걸 다 챙기려면 어떻게 시작하겠어요?
깔끔하게 내려놓기로 결심하고, 노션 템플릿 퀄리티에만 딱 집중해서 판매를 시작했어요. 2월까지 나머지를 차근차근 보완하기로 하고, 특별 할인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대신 노션 템플릿을 쓰면서 궁금한 점이 있으실 것 같아서, zoom으로 노션 템플릿 활용법 무료 강의를 진행 했어요. 또 이번주 안으로 업그레이드된 템플릿 가이드 문서를 전달드리기 위해 열심히 작업하고 있고요.
지금 나에게 당장 필요한 것이
멀쩡한 신발 한 켤레라면
명품 시계를 사야 할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나는 왜 작은 실수에도 이렇게 힘들까>,
이서현(서늘한 여름밤)
제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부족한 게 너무 많아요. 상세 페이지 디자인이 별로 예쁘지도 않고, 무통장 입금도 안 되고, CS 상담도 빠르지 않습니다. 저는 아직 명품 시계를 살 때가 아니죠. 하지만 노션 템플릿 판매가 꽤 잘되고 있어요. 본질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차근차근 성실하게 채워나가는 저의 노력을 알아주시는 거겠죠.
저는 저의 완벽주의를 사랑합니다. 제가 완벽주의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워요. 덕분에 정말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완벽주의와 함께 지치지 않고 꾸준히 잘 살아가기 위해 저는 속도를 조절하고 ‘때’를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책 <나는 왜 작은 실수에도 이렇게 힘들까>에서 제안하는 여러 방법 중 제가 실천하고 있는 네 가지 원칙을 소개합니다.
① 하루에 핵심 과제 하나에만 집중한다
② 일을 촘촘히 나눠서 어디에 힘을 주고 어디에 힘을 뺄지 정한다
③ 매일 8시간 푹 잔다
④ 목표와 소망을 구분한다
여러분은 완벽주의와 함께,
그럼에도 잘 살아가기 위해 어떤 일상의 원칙을 실천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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