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똑 똑 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미 Jun 17. 2019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가족

결혼에 대한 잡념.








결혼에 대한 고민을 오랜 시간 해왔다. 과연 하는 것이 좋은가부터, 결혼한 후 삶은 어떤 모습일까 등과 같은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방법이 없는 고민들.

지금은 결혼을 했다. 연애 때부터 결혼을 한다면 ‘그’와 할 것이고, 하지 않는다면 평생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를 사랑해서도 있지만 굳이 다른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것은 미래에 대한 단정이었다.

알랭드보통은 결혼은 위험한 도박이라고 했다. 서로에 대해 더 알기를 포기한 채 결혼이라는 것을 통해 평생을 같이 살겠다 다짐하는 위험한 도박의 일종. 나도 일부 동의한다. 

살면서 내가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결혼일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는 내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었고, 혹 아이가 태어난다면 그 아이 역시 내가 선택한 대로 태어날 리가 없다. 그러니 내가 평생 누군가와 살겠다고 하는 중요한 선택.

내가 태어나 처음으로 가족이란 이름으로 누군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딱 결혼뿐이다.

나와 가족이 되어줄 사람. 내가 가족이 되어주어야 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일.

헤어지면 그저 남이 되어버리는 그런 사람.

한국과는 다른 문화권 일부는 누구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헤어져도 친구로 남는 이유가 

이러한 것에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평생 같이 살겠다고 약속하고 누구보다도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서로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했던 스스로가 선택한 사람이기 때문에 말이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가족.


살면서 이렇게 무게 있는 선택이 또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때로는 불편하고 어렵고, 조심스럽고 힘들 수도 있으며 더없이 소중한 것일지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던 때와는 다른 상황에 놓이니 이 내용도 다르게 보인다. 이 세상에서 나보다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라는 주체가 한 모든 행동, 행위, 말, 이런 것들은 내가 아닌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 이중성에 날이 선다. 언제쯤 어른이 되어 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그런 날이었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