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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의 읍소

본부장님께 보내는 서한

by 멜라토닌




본부장님 안녕하세요~

요즘 바쁘신지 얼굴뵙기가 힘드네요~


다름이 아니오라 자녀 돌봄 공백이 있어 연말까지 유연근무제를 사용하고자 합니다.

9시 출근으로 신청을 올리며 해당 근무시간대에 더욱 집중력을 발휘하여

팀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번 연말정산 때 기본공제에 한부모공제를 체크하지 않았다. 나의 글에 댓글을 달아주신 분 덕분에 5월이 지나가기 전 정정 신고를 하였고 금세 계좌에 돈이 입금되었다. 앞으로도 회사엔 알리지 않고 익년도 5월에 열심히 수정신고를 해야겠다.


나의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우리 본부장님은 아이때문에 휴가를 내는 것을 싫어한다고 했다. 차라리 본인이 아프다고 하면 동정어린 시선을 보내며 흔쾌히 휴가처리를 해주신다고..


아직 초등학생이고 워낙에 입이 짧아 영양적인 면이 걱정이 되는 상황에서.. 유연근무제를 고민하고 있었고 싱글맘임을 밝히지 않으면서 최대한 간명하게 쓴다고 써내려한 읍소문..


덜덜덜 떨리는 마음으로 보낸 나의 메세지에 본부장님은 이렇게 답하셨다.


"네, 알겠습니다."






휴, 한고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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