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과 육아로 굳은 몸, 요가강사가 다시 호흡을 배우는 과정
뻣뻣하면 요가를 못할까?
저는 뻣뻣한 요가강사입니다.
요가를 5년째 하고 있지만,여전히 제 몸은 뻣뻣합니다.
후굴은 잘 되지 않고, 가슴은 단단히 닫혀 있어요.
출산 후 육아에 전념하면서
호흡조차 얕아져,
숨이 가슴까지만 머무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저는 예술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늘 모니터 앞에 앉아 작업하던 사람이었어요.
어깨는 말리고, 흉곽은 점점 닫혀갔죠.
CG 회사에서 일하던 시절엔 근골격계 통증과 두통이 늘 따라다녔어요.
뭐든 잘 해내야 한다는 마음으로
몸보다 결과에 집중했던 시간들.
그 습관이 쌓여 얕은 호흡이 제 몸에 자리 잡았고,
그래서 지금도 숨 쉬는 법을 다시 배우는 중이에요.
요가를 처음 시작하려는 분들이 자주 말해요.
“저는 몸이 너무 뻣뻣해서 요가를 못하겠어요.”
하지만 요가는 유연함을 뽐내는 운동이 아니라,
몸의 움직임을 알아차리는 연습이에요.
처음엔 누구나 뻣뻣해요.
다만 어떤 사람은 자신의 몸의 한계를 빨리 인식하고,
그 지점에서 멈출 줄 아는 연습을 통해
더 안전하게 성장합니다.
요가는 ‘잘하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나를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몸이 굳은 이유를 근육 탓으로 돌리지만
사실 긴장의 핵심은 호흡 패턴이에요.
숨이 짧아지면 횡격막이 충분히 움직이지 못하고,
흉곽이 닫히면서 몸 전체가 뻣뻣해집니다.
출산 후의 저 역시 그랬어요.
가슴이 막힌 듯 답답했고,
아무리 스트레칭을 해도 시원하지 않았어요.
그때 깨달았죠.
호흡이 막히면 진짜 이완은 오지 않는다는 걸.
요가는 그 막힌 길을 천천히 열어주는 연습이에요.
숨이 깊어질수록, 닫혀 있던 마음도 열리기 시작합니다.
결혼과 출산 이전의 저는
‘조금만 더 잘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살아왔어요.
몸의 신호를 무시한 채, 늘 결과를 우선시했죠.
그게 제 안의 긴장 패턴이 되었고,
출산 후에는 육아로 인해
내 몸을 돌볼 여유조차 없었어요.
“지금은 아기 먼저야.”
그 마음은 사랑이었지만, 동시에 나를 뒤로 하는 말이기도 했어요.
힘을 주며 살아갈수록
호흡은 점점 짧아지고 몸은 더 굳었어요.
잘하려는 마음이 오히려 나를 조여왔던 거예요.
요가를 하면서 깨달았어요.
호흡이 막히는 건 마음 때문이라는 걸.
요가는 그 굳은 마음을 천천히 풀어내는 수련이에요.
몸이 굳었을 때는 세게 당기기보다
길게 머무르기가 훨씬 효과적이에요.
본격적인 스트레칭 전에
호흡과 척추의 연결을 깨우는 단계예요.
다운독은 단순해 보이지만,
척추를 길게 늘리고 햄스트링과 종아리를 부드럽게 열어줍니다.
근막이 풀릴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해요.
30초~1분 정도 호흡에 맞춰 머물면
조직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합니다.
호흡이 편안해질수록 근막도 풀리고, 몸이 열리기 시작해요.
순환 회복에 좋아요.
할라아사나는 다리를 머리 뒤로 넘겨
혈류를 심장 쪽으로 되돌려주는 자세예요.
목과 어깨의 긴장을 완화하고
하루의 피로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몸의 움직임을 세심하게 느끼기 때문에
무리한 동작을 피할 수 있어요.
근막이 이완되면 혈류가 원활해져
손발이 따뜻해지고 붓기가 줄어요.
굳은 부위가 눈에 띄게 드러나
교정 포인트를 찾기 쉽죠.
닫혀 있던 흉곽이 열리며
숨이 부드럽게 들어오고, 마음도 차분해집니다.
‘나는 왜 이걸 못하지?’라는 비교심 대신
‘오늘은 이 정도면 됐다’는 수용이 생겨요.
요가는 유연해지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함께 말랑해지는 연습이에요.
저는 요가 5년 차지만 여전히 후굴이 잘 되지 않아요.
출산 이후 굳은 몸을 보며 한동안 자존감이 흔들렸죠.
그런데 호흡과 함께 몸을 느끼다 보니,
몸이 굳은 건 ‘부족함’이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한 방어였다는 걸 알게 됐어요.
요가는 결국 몸과 화해하는 과정이에요.
완벽하게 유연해지지 않아도 괜찮아요.
하루 한 번, 내 몸의 호흡을 느끼는 그 순간이
이미 요가의 시작이니까요.
이제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을 미루지 않으려 해요.
“내 몸은 원래 이래.”
그 말 뒤에 숨은 포기 대신,
오늘은 조금 더 다정하게 숨쉬어보려 합니다.
요가강사로 산다는 건
이제 내 몸을 다그치지 않고
다정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겠다는
저만의 다짐이에요.
몸과 마음을 웅크리게 만드는 것들을 하나씩 마주하며,
지금 다시 호흡과 몸을 챙기려 합니다.
요가로 나의 마음과 몸을 돌보는 여정,
함께 걸어가요.
멜리의 브런치 | 요가하는 엄마의 수련일기
인스타그램 @amelie_body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