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訴한 기록9_어느날의 나에게
91년 6월 4일, 해가 산 끄트머리에 걸릴 즈음 나는 첫 울음을 울었다.
스무 일곱 해가 지나는 동안 조그마했던 손과 발은 서너배는 족히 자랐고, 이제는 제법 제 앞가림도 하며 사는 그런 나이가 되었다.
두 사람의 양분을 고스란히 받아 자란 아이는 절반은 엄마를, 또 다른 절반은 아빠를, 그리고 또 한 뼘쯤은 오롯이 제것 같은 차림새를 하고 살아간다.
오늘의 나는 어제를 무수히 딛고 서 온 흔적이라는데 내일의 나는 또 오늘을 발 밑에 두고 일어나겠지.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어쩐지 깝깝한 감정은, 내 앞에 주어진 내일의 하루도 예상하지 못 할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느끼는 불안함 때문은 아닐까.
그러나, 내가 아직 들여다 볼 수 없는 내일에도, 그 내일의 내일에도
나는 여전히 꼿꼿하고 담대하며, 누구의 앞에서도 나 자신을 아끼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주말이면 글을 쓰고, 처음보는 사람에게도 해사하게 웃어줄 수 있는 그런 '나'이기를.
2017년 10월 7일 스물 일곱의 내가 서른 일곱의 나에게.
지난 가을 담양 여행에서 나에게 보내는 엽서에 썼던 글
오랜만에 생각나서 꺼내보았다 :-D
이 매거진의 이름처럼 소소하게 무엇보다도 내가 만족하면서 행복하게 잘살아야지 행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