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극초반 느끼는 가장 큰 변화
생리 예정일에 생리가 시작되지 않고,
착상이 성공해 임신이 된 상황이라면
여자의 몸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보통 임신 주수는
마지막 생리 시작일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그 계산법으로 따지면 나는 지금,
임신 5주차를 지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임신 극초기 증상에 대해
나도 조금은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생리 예정일 직전까지는
정말 생리통과 비슷한 아랫배 통증이 있었다.
몸 안쪽에서 아주 살짝 찌릿찌릿한 감각도 느껴졌지.
그래서 ‘이번에도 그냥 생리가 오려나 보다’
혼자 속으로 살짝 실망까지 했었다.
정말이지 꿈에도 몰랐지.
실제로는 임신 4주차였던 그 주에,
평소처럼 아침 6시에 일어나 7시 반부터
50분 동안 트레드밀을 하고 천국의 계단을 오르고,
열심히 일하는 루틴을 지키는 동안에도
내 몸에 별달리 이상한 점은 하나도 없었으니까.
그리고 생리 예정일 당일,
임신 테스트기에 선명한 두 줄이 나타났다.
그러자 정말 거짓말처럼
그날 이후 몸의 감각이 확실히 달라졌다.
뱃속이 늘 뭔가 꽉 찬 느낌이고,
배 아랫쪽에서 작은 바늘로 아프지 않게
콕콕 찌르는 듯한 신호가 이어진다.
평소보다 피곤함도 훨씬 쉽게 찾아온다.
이번 주는 버스에서 잠깐 눈을 붙인 적도 몇 번 있다.
엊그제는 점심 시간에
여성 휴게실에 잠깐 누워 있는다는 게
나도 모르게 30분 넘게 잠이 들어 놀라기도 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다행히 음식 거부감은 아직 없다.
오히려 뭐든 맛있게 잘 먹고 있다.
그런데 사실
내가 느끼는 가장 뚜렷한 변화는
몸이 아니라 마음, 그리고 집중력에 있다.
임신을 했다는 사실에 들뜨기도 하고,
내 몸에 어떤 생명체가 자라난다는 사실에
마냥 신기하고 또 두렵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현실적인 걱정들도
하나 둘 피어오르면서 다른 일에는 도통
집중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회사 일만 해도 그렇다.
물론 임신 기간에도
나는 나의 일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평소의 나라면 회사 일에 온 신경을 쏟고
작은 것 하나라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안 그래도 될 만큼 전전긍긍 했을텐데,
임신 5주차에 접어든 지금은 업무 단위의 하나 하나가
그렇게 긴급하거나 반드시 완벽해야 하는 거라고
느끼지 않게 된다.
무리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우선순위를 잘 정리하고
여유 있게 일을 해낸다.
하물며 사람들이 나누는 크고 작은 가십,
사회나 정치 뉴스, 화제의 연예인 소식…
이런 것들은 예나 지금이나 전혀 재미가 없다.
내게 생산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들과
확실히 거리를 둔다.
대신 아랫배에서 느껴지는
아주 작은 요동과 미세한 통각들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앞으로 9개월, 이 생명을 품고 지낼
미지의 시간들을 떠올려 본다.
막연하지만,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내 삶이, 우리 가족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질지
몹시 궁금한 마음도 앞선다.
그래서 누군가
‘임신 극초기에 가장 흔한 증상이 뭐냐’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몸의 변화도 있지만,
일상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게 제일 큰 것 같아."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다.
커다란 변화의 문턱에 서면,
생각의 편린들이 여기저기 흩어지고
지금 더 중요한 것을 꼽아 보게 되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삶을 소중하게 끌어 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조심스레 세어보고 있는 요즘.
나에게 인생의 새로운 균형이
새로운 질서로 정리되는 시점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