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도 국밥이 있는 것 아시나요?
월요병은 가셨지만 주말은 너무 먼 애매한 요일, 화요일. 술은 마시지 않았지만, 무언가 뜨끈하고 칼칼한 것으로 스트레스에 잠겨있는 나의 장을 북돋아 주고 싶은 시간입니다. 아쉬운 대로 일본식 라멘집이나 짬뽕을 먹으러 다니지만, 비싸지 않고 후루룩 퍼먹고 올 수 있는 국밥이 그리울 때가 많았지요.
한국에서는 점심에 너무 뜨거워서 입천장을 다 데고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는 국밥을 먹자는 상사들이 이해되지 않았어요. 술로는 채워지지 않는 그들의 허함을 이해하기에는 저는 아직 인생이 짧았나 봅니다. 시간이 흘러 이제 외국에 있어도 그들의 허한 속을 갖게 된 저는 이제 화요일만 되면 국밥을 먹으러 가자고 외칩니다. 다행히(?) 동료들도 국밥을 좋아하는지라 우르르 함께 몰려가지요.
싱가포르도 사람 사는 동네라 국밥이 있습니다. 새벽마다 너무 더워서 벌떡 일어나는 날씨여도 이열치열은 계속됩니다. 싱가포르의 국밥은 크게 두 개 정도가 있는데, 하나는 고기 국물 베이스이고 다른 하나는 해산물 베이스입니다. 저는 해산물 베이스의 泡饭 (파오판)을 즐겨 먹습니다. 들어가는 재료는 지나치게 깔끔합니다. 진한 국물에 밥 한 공기, 그리고 고명은 선택이 가능합니다. 보통 튀긴 생선, 그냥 생선, 새우 등등이 올라갑니다.
여기에 계란 튀김가루를 듬뿍 올려주는데,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지는 모르겠다만 이게 또 별미입니다. 국물이 더 고소해지고 식감이 살아나며 밥알과 어우러져 씹는 맛이 좋습니다. 튀김을 즐겨먹지는 않지만 신선한 재료를 쓰는 집이라면 생선 튀김을 함께 먹는 것이 그냥 생선보다 맛있어요. 해산물이 아닌 고기 고명을 올려주는 곳은 아직 못 본거 같아요.
이제 중요한 부분입니다. 여기에 파와 고수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듬뿍 올립니다. 그리고 마지막, 고추를 취향에 맞게 빠트려봅니다. 크으아 하는 얼큰함을 위해서 저는 종지 그릇에 가득 담습니다. 그렇게 해장의 준비를 마칩니다.
호호 불어가면서 먹으니 15분이 걸립니다. 맛집이라고 옆에 서서 자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어차피 오래 머무르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15분이면 일주일 동안 한숨과 스트레스, 그리고 기름진 음식에 절어있던 저의 속을 푸는 데는 충분합니다. 파오판을 진작 알지 못했던 나를 조금은 책망하며 앞으로 싱가포르의 생활을 잘 부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