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로 Nanyang 스타일 카야 토스트
싱가포르에 돌아온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카야토스트를 먹지 못하였다. 바쁘다는 핑계로 카야토스트 탐험을 멈추다니 조금 창피했다. 올해는 더욱 맹렬하게 맛집 탐방을 하기로 했건만, 돌아오자마자 나태해지다니. 그리하여 반성할 겸 찾아간 keng wah seng cafe - 아직까지 나의 넘버원 토스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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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열심히 달려갔지만 휴일이란다. 2월 10일부터 20일까지 쉰단다. 싱가포르는 내일부터 휴일이라며! 어떻게 이런 일이...... 하지만 불평할 시간이 없다. 저녁 약속 전에 어느 집 토스트라도 먹어야겠기에 주변 카야 토스트를 뒤졌다. Paya Labar Quarter에 야쿤 토스트가 있다! 걸어서 3분 거리. 어서 가자.
하지만 길치인 나와 내 동행자는 쇼핑몰 안에서 헤매다가 결국 야쿤 토스트를 찾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얻어걸린 xixang Kaya Kopitiam. 쇼핑몰 안에 있는 깨끗한 레스토랑이지만 프랜차이즈는 아니다. 흥미로운걸? 카야를 얼마나 잘하길래 이름에 Kaya가 들어간담? 계획 순이지만 이렇게 예기치 않은 카야토스트집 발견은 언제가 환영이다.
메뉴판은 올드 스타일에 단순했지만 일본어가 같이 쓰여있었다. 관광지도 아닌데 웬 일본어지? 싶지만 일단 들어간다. 나시라막, 치킨라이스 등 로컬 음식들이 눈에 띄지만 토스트에 집중한다. 한쪽씩 맛보기로 하고 Teh, 티를 시킨다. 나는 야쿤 토스트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진한 차를 좋아하는데 어떨지 궁금하다.
1. 가격
토스트는 두 쪽에 2.6원. 티는 2.2원. 싼 편은 아니지만 청결함과 쇼핑몰 안임을 고려한다면 나쁘지 않다. 세트로 한다면 토스트 + 계란 2개 + 티를 5.8원에 먹을 수 있다. 토스트 박스와 비슷한 가격이다.
2. 토스트
다행히 내가 좋아하는 얇고 바삭하게 구운 스타일이다. 야쿤의 탄 맛이 나는 빵보다 훨씬 적절한 굽기 정도이다. 빵 부스러기가 여기저기 굴러다닐 수밖에 없는 극강의 바삭함이 아니라 딱 그 직전까지 구운 빵이다. 이 정도면 4개 정도는 단숨에 먹을 수 있겠다. 괜히 하나만 시켰다.
3. 카야잼
카야잼은 다른 곳보다 단 편이다. 진하고 깊숙하게 혀를 달구는 카야의 맛에 조금 놀란다.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되어 단 맛에 혀가 민감해졌는지 모르겠다. 따로 잼을 파는 것 같은데, 다음에는 사와서 먹어봐야겠다.
4. 버터
버터를 슬라이스 하지 않는다. 어떻게 넣는지 몰라도 버터가 동그랗게 주입되어 있다. 그 덕에 골고루 퍼져있다. 가운데 몰빵 되어 있는 프랜차이즈식 토스트와는 다르다. 모양새가 예쁘지는 않았지만 맛은 훨씬 좋다. 골고루 퍼져있는 버터지만 양은 굉장히 적다. 버터는 약간 거들뿐 카야잼에 집중한 모양새이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아마 카야잼에 대단한 자부심이 있는 모양인데, 버터가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
5. 음료
티는 조금 약했다. 진하게 우려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친구 왈 옛날 사람들이나 그렇게 먹는단다. 요즘 사람들은 그렇게 진한 차를 좋아하지 않는다나. 나는 옛날 사람이라 진하게 우려낸 차에 우유를 조금 부어 먹는 것이 좋다. 야쿤의 그 맛처럼.
6. 위생상태
만점이다. 사람이 꽤 많음에도 아주 청결하고 무엇보다 그릇과 찻잔이 마음에 든다. 찻잔 뚜껑까지 주다니 감동이다. 트레이에 물기도 없어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7. 분위기
편안한 분위기에 청결한 오픈 키친. 쇼핑하다가 허기질 때 잠깐 들러서 간식으로 먹기 딱이다.
총평:3.5/5
쇼핑몰에 올 일이 있다면 재방문 의사가 있지만 찾아올 정도는 아니다. 대신 PLQ는 별의별 브랜드들이 많아서 쇼핑몰에 올 일은 많을 것 같으니 재방문 예약이다. 무려 맘스터치가 있으니 말 다했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