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을 바라보는 시간

칼 라르손 <Esbjörn Doing His Homework> 1912년

by Softly Timeless




Carl Larsson – Esbjörn Doing His Homework

Carl Larsson (칼 라르손) - 〈에스비욘, 숙제를 하다〉 1912년




창밖을 바라보는 시선: 칼 라르손, <에스비에른의 숙제 시간>


스웨덴의 '국민 화가'이자 북유럽 가정생활의 이상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예술가, 칼 라르손(Carl Larsson, 1853-1919)의 또 다른 매력적인 작품, <에스비에른의 숙제 시간(Esbjörn Doing his Homework, 1912)>을 가져와 봤습니다.


라르손은 그의 가족과 그들이 함께 가꾼 집을 주요 소재로 삼아, 빛과 색채가 가득한 따뜻한 수채화로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작품 역시 그러한 그의 예술 세계를 잘 보여주는 명작입니다.



1. 그림 속으로: 사색에 잠긴 아이를 그리는 아버지 칼


캔버스 속 한 소년이 밝은 노란색 벽으로 둘러싸인 방 안, 붉은색 책상에 앉아 있습니다.

책은 펼쳐져 있지만, 소년의 시선은 창문 밖으로 향해 있는것 같기도 하고,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는거 같기도 합니다.

숙제는 잠시 잊은 듯, 골똘히 생각에 잠긴건가? 혹은 따듯한 햇살에 잠시 졸고 있는건가? 혹은 창밖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긴것인가? 작품을 들여다 보면서 아이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아이에 동참하듯, 햇살이 창문을 통해 방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며 소년과 실내를 환하게 비춥니다.


그러다가 벽에 걸린 거울속 아이를 그리는 아버지 라르손을 발견합니다. 이 작품은 '아이' 자체가 아니라, '아버지의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2. 빛, 색채 그리고 디테일: 라르손만의 행복한 시선


이 작품은 라르손 특유의 밝고 선명한 색채투명한 빛의 활용이 돋보입니다. 강렬한 노란색 벽은 방 전체에 따스하고 활기찬 기운을 불어넣고, 붉은색 책상과 의자는 시선을 집중시키는 강렬한 포인트가 됩니다. 소년이 입은 푸른색 줄무늬 셔츠는 전체적인 색상 팔레트에 시원한 대조를 이루며 생동감을 더합니다.


라르손은 수채화, 과슈(gouache), 연필을 혼용하여 작품에 독특한 질감과 깊이를 부여했습니다.

붓 터치는 정교하면서도 투명하여, 실내의 아늑함과 창밖의 풍경이 서로 조화를 표현합니다.


그림 속 다양한 디테일은 소년의 흥미와 이 방의 분위기를 짐작게 합니다. 책상 위에는 숙제 도구와 작은 인형 병사가 놓여 있고, 벽에는 인물 초상화와 다른 그림들이 걸려 있습니다.

특히 왼쪽의 나무 작업대는 소년이 놀이와 학습 외에 다른 활동에도 관심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이의 관심사를 장만해준 부모님의 사랑이 흐르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1900년대나, 현재 2025년이나 아이들의 방의 모습들은 크게 다르지 않는거 같습니다. 그것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 같기 때문일겁니다.


창밖으로는 스웨덴의 전형적인 붉은 지붕의 건물들과 교회의 첨탑이 보여, 소년이 속한 공동체의 평화로운 풍경을 연출합니다.



3. 작가의 시선: 삶의 진실된 순간을 포착하다


칼 라르손의 작품에는 종종 그의 아이들이 등장하는데, 이 작품 속 에스비에른(Esbjörn)은 그의 막내아들 입니다.


라르손은 작품을 통해 자녀들의 자연스러운 모습, 그들이 놀고 배우고 성장하는 순간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포착했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숙제하는 아이'를 그린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몽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 호기심 어린 시선, 그리고 사색에 잠긴 아이의 순수한 내면을 깊이 있게 담아냅니다.


또한 아이를 그림으로 담아 내고 있는 아버지 칼 자신을 그려넣음으로 깊은 아이를 향한 사랑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 사랑의 고백은 이 그림을 보는 이에게 따뜻한 공감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힘을 가집니다.



4. 미술사적 위치: 스웨덴 예술과 가정의 아이콘


라르손은 스웨덴 예술계에서 '스웨덴적인 것'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당시의 국제적인 미술 흐름(인상주의, 점묘주의 등) 속에서 독자적인 정체성을 확립했으며, 스웨덴의 디자인과 주거 문화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세계적인 가구 기업인 이케아 디자인의 직접적인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의 그림은 단순한 예술 작품을 넘어, 이상적인 가정생활과 북유럽 특유의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라이프스타일을 대중에게 제시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5. 영원히 빛나는 어린 시절의 순간, <Esbjorn in the study room> 1912년


이 작품 또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치 않는 어린 시절의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칼 라르손의 섬세한 붓과 따뜻한 마음을 한 아이를 통해 영원한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입니다.


Esbjorn in the study room 1912년 작


같은해 1912년에 그린 Esbjorn in the study room 입니다. 이 그림의 배경은 거실입니다. 커다란 그랜드 피아노 위의 전축과 붉은 식탁과 큰 리딩의자, 그 당시의 디자인이 어떠했는지 잘 알수 있습니다. 붉은 식탁은 이케아 가구의 색을 연상시킵니다. 식탁위 히아신스도 아름답네요.


너무나 섬세한 수채화라서 한참을 들여다 보며 1912년의 생생한 모습들을 사진처럼 머리에 그려봅니다. 그의 막둥이 아들이 큰책을 열심히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위의 작품과 달리 이 그림속에는 라르손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섬세한 아들의 표정을 정성스럽게 그리는 대가의 손길과 그의 아들 사랑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Esbjorn, 뭘 읽고 있니?' 아이에게 다가가 조용히 묻고 싶는 마음이 드네요.


두 작품 모두,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우리 자신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고, 우리 주변의 작은 존재들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과 순수한 아름다움을 다시금 인식하게 하는 소중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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