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시스템은 방치되었습니다.
살고 싶었습니다. 이왕 사는 거, 정말 잘 살고 싶었습니다.
커리어를 위해 스펙을 쌓고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주어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고, 말 그대로 '몸을 갈아 넣어' 일했습니다. 그렇게 IT 기획자로서 5년이라는 경력을 쌓아 올렸습니다. 나를 위한 삶을 꿈꾸지 않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당장 눈앞의 프로젝트들을 쳐내느라 자꾸만 나 자신은 뒷전이 되었습니다.
5년 동안 31개의 프로젝트를 완수했습니다. 견적부터 화면 설계, 최종 구축 완료까지. 제가 설계한 시스템은 언제나 완벽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나'라는 사람의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은 뒤늦게야 깨달았습니다.
회사는 결국 회사였습니다. 일을 잘할수록 더 많은 짐이 얹어졌고, 성격이 좋을수록 더 넓은 이해를 강요받았습니다.
매년 연봉 협상 시기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정리하여 부단히 저를 증명하고 설득했습니다.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았지만, 저의 가치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 믿었기에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최저시급으로 시작했던 연봉을 업계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숫자가 올라가도 100세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 막막함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동시에 삶이 오로지 회사 일로만 가득 차면서 '나'라는 존재가 점점 희미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무기력하게 가라앉는 스스로가 답답해질 때쯤 결심했습니다. “적어도 나를 위해, 내가 좋아하는 거 딱 하나는 꼭 하자.”
그렇게 매일 반복되는 직장 생활 틈틈이, 저만의 음원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무너진 나를 다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는 저에게 '음악'이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