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마다 찾게 되는 나의 브런치 책
불안은 극복하는 게 아니라 마주해야 된다고는 하지만 나에겐 그저 이론일 뿐,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내가 쓴 글들을 정독하고 불안에 대해 지금 느끼는 내 감정들을 적어 내려 가는 것만큼 좋은 극복 방법은 없다.
산더미 같이 쌓여있는 일들, 정해져 있는 데드라인, 어느덧 경력 12년 차, 똥인지 된장인지 가늠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구분할 능력이 길러지게 된 나.
그래서였을까
9월에는 5일의 긴 추석연휴, 10월 초 징검다리 휴일들. 황금 같은 연휴를 마냥 즐겁게만 보내지 못하게 되었고, 못하게 될 것 같다.
왜 하필 나는 이 시기에 똥 같은 프로젝트를 맡고 있고, 기획조차 나오지 않은 이 말도 안 되는 일들을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있을까 정말이지 나의 이 급한 성격,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는 이 성격 탓에 고생이 많은 나.
(나의 딸에게는 미리 준비하는 성격을 물러주지 않을것이라고 또 한번 다짐한다)
시작부터 많은 개발자들이 안될 거라고 생각하는 이 프로젝트, VOC 겁나 들어올 거라는 주변사람들과의 대화
누구 하나가 윗사람에 광을 팔고
그 광에 속아 무조건 해야 되게 만드는 그런 구조
이것이 대기업 구조였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는구나
결국 이 시스템을 쓰는 사용자와 개발자, 그리고 운영조직만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이래놓고 결국 출시하면 왜 그걸 그렇게 만들었냐고 뻔뻔하게 나올걸 안 봐도 알 것 같다.
두서없이 머릿속에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써보았다.
지금 내 머릿속에는 부정적인 생각들로 꽉 차있다는 것을 이 글을 통해 알게 되었다. 부정적인 생각들의 연속이고 이 생각들로 인해 즐거워질 수가 없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닐까
왜 나는 더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순 없었을까,
어려운 프로젝트지만 그래도 문제없이 끝낼 수 있다면 더 많은 인정을 받을 수 있진 않을까, 나의 커리어에 조금 더 도움이 될 것이며 나의 개발능력도 향상할 수 있진 않을까?
긍정회로를 계속 돌려보곤 한다.
정말 똥 같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불안이 없어지거나 사라지진 않는다.
다만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 조금이나마 나아졌으면 하는 나의 발악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