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백수
나는 어릴 때부터 그냥 편안한 것에 익숙해왔고, 무언가 열심히 하며 치열하게 살아본 적이 없었다.
공부를 잘하지 못했어도 부모님께서는 공부 잘하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고, 취직을 하지 않고 집에서 놀고 있을 때도 취직을 강요하거나 힘들게 하지 않았다.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나의 의견을 존중해 주었고, 나를 믿어주셨던 거다.
그래도 욕심이 있거나 똑똑한 아이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노력했을 텐데.. 나는 공부 욕심이 있지도,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딱히 내 삶에 그렇게 불만이 있거나, 힘든 게 없었던 것 같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 전까지는..
그런 내가 변화를 꿈꾸며, 전업맘에서 워킹맘이 되었고, 나의 시간을 갖고 성장하고 싶어 새벽 기상을 하며, 블로그를 운영했고, 온라인 세계에 접속해 디지털노마드를 꿈꾸게 되었다.
처음엔 내가 아는 정보들을 포스팅하고, 이웃들에게 알려주었고, 내가 운영했던 스마트 스토어 콘텐츠들을 올리고, 디자인 제작 의뢰와 코칭이 들어와 N잡으로 일하게 되었다. 또한 블로그 이웃들의 도움으로 처음 온라인 강의도 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너무 부족한 것 같고, 더 배워야 할 것 같아서 온라인 독서모임에 들어가 책을 더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한 온라인 독서모임은 30~40대 엄마들과 함께한 새벽 독서모임이었는데, 우린 같은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서로 나눠보며, 일요일 새벽 줌에서 만나 책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같은 책을 보고도 느끼는 감정들이 다르다는 것, 공감하는 내용이 같기도, 다르기도 한다는 것들을 알게 되었고, 모두 잠든 새벽에 우리가 함께 책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게 참 좋았다.
처음 읽는 자기 계발서들은 나에게 성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나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대로 실행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계속 끌리는 자기 계발서들을 읽고, 한 가지씩이라도 실행해보자 생각했다.
그리고 인문학 책들을 읽으며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던 것들을 알아가면서 잠을 줄이며 책을 읽고, 주말엔 대부분의 시간을 책을 읽고 6시간씩 서평을 쓰며, 몇 달 동안 책에 빠져 살기도 했다. 예전엔 책을 보면 졸렸는데, 책이 읽고 싶어 새벽에 일어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내 블로그를 홈페이지형 블로그 디자인으로 새단장 후 네이버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었고, 인플루언서가 된 방법들을 블로그 포스팅에 기록했는데 많은 분들이 보고 내가 만든 홈페이지형 블로그 디자인을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다른 분들도 인플루언서가 되고, 예쁜 블로그를 꾸밀 수 있게 도와주고 싶어서 초보자도 쉽게 만들 수 있는 홈페이지형 블로그 강의를 만들었고, 재능기부 강의를 여러 곳 하게 되었다.
나의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분들의 후기가 쌓이며, 유료 강의를 하게 되었고 그쯤 계획하진 않았었지만 갑자기 회사를 퇴사하게 되었다.
원래 나의 계획은 사이드잡으로 월급만큼 벌고 있을 때 퇴사하는 거였지만, 회사에서 갑자기 힘든 일을 겪으며 그 시기가 앞당겨지게 되었다.
그때 나에게 퇴사 후 디지털노마드로 살 수 있을 거라고 힘을 주고 응원해준 그리고, 적극 도와주겠노라며 당장 퇴사하라고 해준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기에 마음을 빨리 결정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2021년 6월부터 디지털노마드로 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