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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냥한주디 Jan 07. 2022

세상에서 제일 편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에게 예의를 지키고 계신가요?

동갑내기 남편과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며 많이도 싸웠다.


육아와 집안일을 나눠서 하는 것 같지 않고, 항상 내가 많이 하고 나만 더 손해라고 생각하며, 왜 내가 더 해야 하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남편은 집안일은 시키는 일만 했고, 그 시키는 일도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왜 그렇게 했냐고 잔소리라도 하면.. 어차피 해주고도 욕먹을 거 안 해주고 욕먹겠다며 버팅겼다.


입맛은 어찌나 까다로운지 내가 해주는 음식들에 토를 달았고, 나에게 처음 시도하는 음식들은 그냥 하지 말라는 말로 나의 음식 솜씨는 더 이상 늘지 않았다.


특히 내가 남편에게 화가 젤 많이 나있었을 때는 둘째 출산 후인데, 아이 둘을 혼자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퇴근하고 오는 남편에게 하루 종일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며 투정을 시작했다. 나의 힘든 상황을 위로해주고 풀어주기를 바랬다. 하지만 무뚝뚝하고, 말주변 없는 남편은 따뜻한 위로나 공감을 해주지 못했다.


남편이 퇴근 후 아이들을 씻기고 봐주기도 했으며, 주말엔 나에게 자유시간을 주기도, 적은 용돈 모아 여행을 데려가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땐 공감받고, 위로받고 싶다며 그리고 아이들 둘 키우기가 힘들어서 그냥 남편이 미웠던 것 같다.


그냥 내가 힘드니 아이 둘 낳고 구질구질 사는 것도 남편 탓, 아이 낳고 내가 살찐 것도 남편 탓으로 돌리며 남편에게 못된 말들을 내뱉었다.



지금은 잘 생각도 안나는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 남편 탓을 하며 친구에게 험담을 늘어놓았는데.. 한참을 듣고 있던 친구가 남편에게 어떻게 그렇게 하냐며 자기는 남편에게 그렇게 해본 적이 없다며, 

나에게 남편이 세상에서 제일 편한가 보다고, 그래서 너의 모든 것들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했다.


정말 내가 세상에서 제일 편하게 하고 싶은 말을 다하며 나의 단점까지 모두 보여줄 수 있었던 사람은 남편이었다.


그래서 너무 편하다고 내가 어떻게 하든 받아줄 거라고 생각해서 존중하지 못하고 예의를 차리지 못한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오늘 랜선 친구의 "사랑하는 사람에게 예의를 지키고 계신가요?" 란 질문에 그동안 남편에게 너무 예의 없었음을 반성하며  나도 마음에 새기고 싶은 글을 공유하고 싶었다.




예의란 망가진 문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문 뒤 정원에 핀 꽃에 관심을 갖는 마음 자세이다.
-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살면서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유일한 사람들은 가족이라고 한다. 가까운 사이라고 익숙하고 편하다는 이유로 예의를 갖추지 않았는지 생각해 본다.


그동안 내 옆에 우직하게 버티고 있어 준, 사소한 말 한마디보다 행동으로 감동 줘서 반했던 내 짝 고마워:-) 건강하게 오래오래 내 옆에 있어줘♡





#책과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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