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우리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었고, 아이들도 생일이 비슷하고, 엄마들의 나이도 같아서 금방 친해졌다. 그리고 함께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냈고, 둘째 임신도 비슷한 시기에 했기에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많았다.
그 친구는 부지런해서 새벽같이 일어나 책을 읽고, 부업을 하기도 했고, 살림 또한 알뜰히 잘했었다. 그에 반해 나는 모든 것이 서툴었는데, 그런 나에게 천연조미료도 만들어서 나눠주었고, 반찬을 해서 가져다 주기도 했었다.
내 생일날엔 살갑게 편지를 써주기도 했고, 물질적인 것보다 정성 가득한 선물들을 해주었던 것들이 기억난다.
그 친구는 손으로 만드는 모든 것을 잘했었는데, 리본공예, 홈패션, 목공예까지 많은 걸 배웠고, 이사 가는 아파트 입주 땐 집안의 가구들을 만들어 가져가기까지 했었다.
정말 솜씨도 좋고 능력 있는 친구였는데, 그땐 외벌이에 아이들을 키워야 했기에 우린 궁핍했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그 친구는 잠을 쪼개며 부업을 했고, 동네 엄마들에게 신세를 지며 아이를 맡기고 가구를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알뜰살뜰 돈을 모아 신도시 아파트 분양을 받아서 이사를 갔었다.
그런데 몇몇의 동네 엄마들은 그 친구의 부지런함과 알뜰함을 구질구질하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부러움에 질투를 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사 후 얼마 있다 연락이 끊겼다.
첫아이들을 초등학교에 입학하며 서로 바빴고, 그 친구도 이사 후 그 동네에서 적응하느라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는 놀란 듯 하지만 반갑게 전화를 받았고, 우리가 연락한 게 10년 만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페이스북에서 너의 변한 모습의 사진을 보고 궁금했다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는 말로 시작해 우리는 한참을 이야기했는데, 마치 며칠 전 연락했던 것처럼 편안했다.
그 친구는 지금 IT 관련 책을 4권 출간한 작가가 되었고, 기업 강사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먼저 가고 있었고, 내가 출간 의뢰를 받고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하니 진심으로 축하해주었고, 도와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