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여자에게 공부가 필요할 때

지금도 늦지 않았어.

by 상냥한주디

내 주변엔 어릴 때 친구들이 많이 살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친구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들이 우리 동네에 살고 있다.

그만큼 나는 이 동네 토박이다.


어릴 때 친구들이 근처에 살면 자주 만날 것 같지만 각자 생활이 바쁘다 보니 가끔씩 안부를 묻거나 몇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우정이 변한 건 아니다.

그냥 아무 때나 전화해도 엊그제 전화한 것처럼 편한 사이니..


나와 중학교 때 친하게 지냈던 H양은 내 생일과 하루 차이이다.

내 생일 전날이 H 양 생일이기에 항상 내가 먼저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이번에도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공부는 잘하고 있는지 근황에 대해 물었다.




우리는 중학교 때 공부하기 싫어하고, 연예인을 좋아하며, 수업시간에 둘이 선생님 몰래 떠들고, 비밀쪽지를 쓰며 특정친구 뒷담화를 하다 찐친이 되었었다.


H양에게 내가 지어준 별명은 김미화였는데, 개그우먼 김미화를 닮았다고 해서 지어준 별명이었다. 정말 김미화처럼 웃겼고, 경상도 욕을 얼마나 잘했는지.. H양은 수업시간과 선생님 앞에선 수줍어서 말도 못 하지만 내 앞에서만은 정말 나만의 개그맨이었다.


아직도 중학교 때를 생각하면 H양이 내 앞에서 마포 자루를 들고 불러주던 노래와 표정들이 생각나서 미소 짓게 된다.


H양은 외동딸로 엄마가 집에 계셨는데, H양의 공부에 관심이 정말 많으셨고, 시험 때가 되면 시험 범위와 시험과목까지 꿰뚫고 계셨다.


처음 H 양 집에 시험공부를 하러 갔는데, 갑자기 H양이 자기 엄마에게 내가 우리 반 3등이라는 거다.

나는 너무 놀라 H양을 쳐다봤는데, 그녀는 눈을 찡긋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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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날 시험공부는 안 하고 H 양 엄마 몰래 우리가 좋아하는 연예인 이야기, 학교 짝사랑 남자아이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고, 다음날 시험을 망치고 H양은 즐겨 듣던 라디오를 엄마에게 뺏겼고, 내 등수도 탈로나 H 양 집에 갈 때면 H 양 엄마의 눈총을 받게 됐다.


그렇게 공부하기 싫어했던 우리가 40이 넘어서 서로 공부를 하게 되었다.


H양은 지금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하고 있고, 나는 계속 디지털 쪽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내가 책을 쓸 거라고 했을 때도, 디지털노마드가 된다고 했을 때도 얼마나 깔깔 거리던지..

그래 너 공부 좀 해야 해.. 어릴 때 안 했던 공부 이제 하나부다. 라며 깔깔거렸다.

공부는 때가 있는거라는데 우리는 마흔 넘어서 때가 왔나보다.


그리고 내가 이제 나 유튜브도 시작했으니 구독! 좋아요 누르고,

너도 내 영상 보고 따라 해 봐~ 너도 이젠 이런 디지털 툴 배워야 해 하며 유튜브 링크를 보내줬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LoElxURsk8




H양은 다음날 내 유튜브 영상을 보고 따라 해봤 다며 내 생일 축하 카드를 만들어 보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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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야~ 고마워:)

너 쫌 감동이었어!

공부 열심히 해서 50대엔 더 멋진 여자가 되자:)



#책과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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