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아줌마에서 인플루언서로

그녀의 취미는 인형 옷 입히기

by 상냥한주디

딸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쯤부터 구체관절 인형을 사달라고 했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가지고 놀기엔 고가의 장난감이라 사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땐 외벌이에 고가의 취미생활을 시켜줄 형편도 되지 못했다.


그래서 딸아이는 유튜브로 대리만족을 하였고, 지점토로 구관 인형 만들기를 보며 직접 지점토로 관절을 만들어 실로 잇기도 했고, 종이 구관 인형을 그려서 연결하기도, 인형 옷을 그리고 만들어 입히기도 했다.


그러다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내가 맞벌이를 시작하며 엄마 없이 혼자 보낼 아이를 위해 구체관절 인형을 사주게 되었다.



우리는 주말마다 인형 카페와 돌 프로젝트를 다니며 인형 출사를 다니기도 했고, 인형 옷을 만들어 입히기도 했다. 아이에게도 여러 체의 구체관절 인형이 생겼고, 같은 취미의 친구들과 교류도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날 딸아이가 내 지인의 카톡 프로필을 보고 유명 인형 유튜버의 엄마 같다며, 이 사람을 아냐고 했다.

그 유명 유튜버의 인형들 사진이라면서 너무 궁금해했다.


그 지인은 큰아이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엄마였는데, 우리 동네에서 이사한 후 한참을 연락을 안 했던 지인였다.


나는 아닐 거라고, 그럴 리 없다고 했지만, 딸아이가 너무 궁금해했기에, 다음날 아침 그 지인에게 카톡을 보냈다.




정말 몇 년 만에 보내는 카톡였다.

혹시 그 유튜버를 아냐며, 딸아이가 그 유튜버 엄마냐고 하는데 맞냐고 물어봤더니..

당황하면서도 반기는 기색으로 맞다고, 언제부터 그 유튜브를 봤었냐고 하는 거다.


그 인형을 취미로 하는 아이들에게선 유명한 유튜버였고, 우리 아이가 3학년 때부터 3년을 보아왔을 정도로 좋아하는 유튜버였고, 나도 구독하고 볼 정도였는데, 내가 아는 사람였다니 너무 신기했다.


우리는 큰아이 어린이집에서 만나 둘째까지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하고, 둘째 돌잔치도 서로 오갔기에 둘째 돌사진에도, 함께 놀면서 찍은 사진에도 우리 아이들과 함께 있었다.


지인은 딸아이가 많이 컸겠다며 세월 빠른 걸 실감한다며, 딸아이와 함께 인형 카페 번개를 제안했다.


우리 동네에 온 지 오래됐다며 직접 우리 집으로 나와 딸아이를 데리러 와서 서울의 유명 인형 카페를 데려갔다. 그날은 또 딸아이의 생일이었고, 선물까지 챙겨 와서 딸아이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아주었다.



우린 거의 10년 만에 만난 거였는데, 정말 어제 만나서 얘기했던 것처럼 편하고 변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그 지인의 취미가 딸아이에게 예쁜 옷 입히는 거였고, 나는 항상 그 센스를 감탄하며, 나도 딸을 낳게 되면서 정보를 많이 물어보고, 그 언니가 사서 입혀서 검증된 건 무조건 사고 싶어 했었다.


근데 지금은 본인 딸이 아닌 인형에게 그 센스를 발휘하며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다.

정말 그 언니에게 딱~ 어울리는일 같고, 너무나 즐거워하며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어서 보기 좋다.


이야기하다 예전 어린이집 때 어울렸던 엄마들 얘기가 나왔고, 우리는 조만간 함께 만남의 자리를 갖자고 하였다. 10년 만에 연락하게 된 동네 아줌마중 한 명은 인플루언서, 한 명은 이전 이야기에 나온 IT출간 작가이며 기업 강사로 살고 있는 그녀, 그리고 한 명은 내 옆에 항상 있어준 능력 있는 워킹맘이다.


모두 아이 키우며 함께 어울렸던 동네 아줌마 들였는데, 세월이 정말 빠름을 느끼며, 또 각자의 자리에서 본인만의 방식으로 모두 잘 지내왔구나 싶다.


조만간 그녀들과 만나 옛 추억을 떠올리며 이야기하고 싶다.


#책과강연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