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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냥한주디 Jan 26. 2022

우주가 돕는 여자

내 삶에 쓸데없던 시간은 없었다.

어제 강의를 하러 가고 있는데 딸아이가 울먹이며 전화를 했다.


옆반에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 오늘 바로 코로나 검사를 받고 와야 한다는 거였다.

우리는 아직 한 번도 코로나 검사를 받아보지 않았고 딸아이는 내가 없어서 불안한 목소리였다.

우선 같은 반 친구들은 어떻게 검사를 받으러 가는지 알아보고 나도 동네 엄마들에게 연락을 해보겠다고 했다.


나는 딸아이 1학년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동네 엄마에게 연락을 했고 그 엄마는 구청이나 선별 진료소에 가서 검사를 받으면 되고, 검사 시 주소와 주민번호를 알고 가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같은 반 남자아이 엄마가 지금 검사소에 갈거니 딸아이를 챙겨주라고 한다는 거였다.


갑자기 딸아이의 주민번호도 헷갈리고 딸아이가 걱정되어 머리가 아파왔다.

딸아이에게 집주소와 주민번호도 생각나는 몇 개를 보내고 나서 나는 강의를 하기 위해 강의장소로 들어갔다.




오늘은 키가 좀 커 보이려고 힐을 신고 왔었고 준비시간까지 거의 3시간을 서있었다. 그리고 강의장소에 마이크 사용을 할 수 없어 큰소리로 강의를 한 후 다리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 피곤함이 몰려왔다.


그리고 딸아이 걱정에 딸에게 전화를 했더니, 다행히 딸아이 친구 엄마가 딸아이랑 함께 선별 진료소에 가주었고, 같은 반 친구 엄마도 딸아이에게 검사를 잘 받았는지 연락이 왔다는 거였다.

그리고, 아까 내가 연락한 친구는 알바 중이라 딸아이와 함께 못 가준 게 미안했다는 연락이 왔다.


또한 강의 가기 전 급하게 강의안 프린트물을 부탁한 동네언니는 강의 잘하고 오라며 프린트물을 가져다주었고, 그동안 부탁했던 프린트물이 책 몇 권은 될 텐데 언제든 괜찮다며 부탁하라고 했다.


집으로 가는 길 몸은 힘들었지만, 오가는길 편하라며 매니저 해주신다며 운전해주신 엄마가 계셨고, 주변에서 모두 나를 도와주고 있다는 게 느껴져 또 감사함이 몰려왔다.



요즘 온라인 친구들이 나에게 온 우주가 돕는다는 얘기를 해주곤 했는데, 정말 나 우주가 돕고 있는 것 같다.?! 최근 읽고 있는 웰싱킹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얘기하고 있으니 나는 쭉~ 우주가 돕는다고 생각해야겠다.



그리고 오늘 딸아이의 졸업식은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졸업식으로 대신했고, 딸아이반은 졸업앨범도 받지 못했다.  그런데 그런 내가 궁금해할까 봐 옆반 엄마는 울 딸아이의 사진을 다 찍어서 보내주며, 우리 딸이 제일 이쁘다고 얘기해줬다.



내가 중학교를 다르게 가서 이제 나는 누구에게 학교정보를 얻냐고 투덜거렸더니, 다른 학교라도 다 알아봐 줄 수 있다고 얼마든지 물어보라고 한다.


나처럼 오지랖 넓은 동네 엄마가  참 고맙다:)


그동안 전업주부일 때 삶이 성장 없이 멈춰있었던 쓸데없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했었는데, 내 삶에서 쓸데없는 시간은 없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과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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