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권을 돌리는 아침 2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5-9

by 김은형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5. (2018. 8. 16.목)

금강권 돌리기 4일째, 하루 종일 틈 날 때마다 돌리던 금강권을 한 번에 몰아서 해보자는 생각을 한다. 운동효과를 극대화해보자는 욕심이 생겼다고 할까? 하지만 결코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단순한 동작을 한 자리에서 1000번을 반복한다는 것이 내 생태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2017년엔 한 달 동안 다이어트 복싱을 해보았는데 죽을 것 같았다. 이유? 복싱 자세 한가지로 계속 반복해서 한 시간 동안 운동하는 것이 너무 재미없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맞는 운동이라면, 아마도 막춤일 것 같다. 음악에 맞춰, 또는 음악에 맞지 않더라도 내 맘대로 몸을 움직이며 내 안에 흐르는 에너지를 밖으로 방출시키는 즐거움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몸속에 쌓인 독소를 막춤으로 빼내는 과정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금강권을 한 번에 1000회씩 돌리는 것은 내 삶의 또 하나의 모험이며 도전이다.

결국 800회까지 하고 멈춘다.

그러나 언제나 모험은 즐겁다.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6. (2018. 8. 17.금)

금강권 돌리기 6일째.

그림을 못 그리는 나는 그냥 졸라맨으로 각각의 금강권 돌리기 상황을 기록하기로 한다.

주먹을 질끈 쥐고 팔을 뒤로 휘휘 젓는다는 것이 생각보다 고통스러운 일임을 오늘은 더 통감하게 된다.

어깨와 손가락과 팔 전체에 통증이 상당하다.

왜 나는 이런 고통을 감수하고 있는가?

감수 해야만 하는가?

내가 그린 그림이지만 너무 웃긴다.

조악한 졸라맨과 조악한 환경들이 올망졸망 웃긴다.

어쩌면 졸라맨과 내 그림에 나타난 졸렬한 환경들이 진짜 리얼 월드인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인식하는 세계 또한 나의 감각에 의해 왜곡되거나 굴절되어 진실을 보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나는 금강권을 돌리는 졸라맨이다.

아주 늘씬하고 기다란 금강석처럼 빛나는 졸라맨이고 싶다. ^^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7. (2018. 8. 18.토)

금강권 돌리기를 하며 드는 생각은 오로지 하나다.

1000이란 숫자는 너무 멀고 길고 까마득하고 오지 않는 숫자란 것!

아무리 돌려도 금강권 돌리기 1000회는 내 삶에 쉽게 닿지 않는 무엇1

난 그 시간을 고통을 이겨내면서 인내해야만 한다.

언제쯤 금강권 돌리기 1000회가 달콤한 그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아름다운 연인과의 포옹처럼

달콤한 한 밤의 깊은 잠처럼

우주적인 찰라의 시간으로 전복될 수 있을까?

고통을 참으며, 인내하며 하는 운동이 심신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그렇다.

왜?

생각해보니 모든 운동의 매커니즘 자체가 자신의 신체의 한계를 극복해가는 구조인 것 같다.

난 그것이 싫어서 운동을 싫어하는 것 같다.

그래서 뱃살을 이길 수 없는 거다.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내 의식의 저 밑에서부터 이미 나는 뱃살에게 지고 있다.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8. (2018. 8. 19.일)

개학 후 금강권 돌리기를 위해서 새벽 4시경부터 깨어 활동하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일정표

1. 새벽 4시 기상 금강권 돌리기 1000회

2. 새벽 5시 새벽기도 가기

3. 금강권 돌리기 기록 그림 그리고 사진 찍어 보내기

4. 아침 식사 준비

5. 아침 식사

6. 샤워 및 화장

7. 7시 30분 출근

그러나 오늘은 늦잠을 자고 말았다.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으나 바로 오늘이 일요일이란 자각이 든다.

새벽기도를 다녀와서 100회를 돌리고

밤이 되어 다시 900회를 돌린다.

달 플로랄 대표가 선물한 포도나무가 나의 시선을 끈다.

그러나 그를 제대로 표현하거나 그릴 수 는 없다.

보는 것과 표현하는 것은 큰 간극이 있다.

어쨌든 난 새벽이 좋고 아침이 좋다.

출근이 시작되면 아침이 너무 바빠지는......

새벽과 아침을 오로지 나만의 시간으로 보내는 호사는 언제쯤?

금강권 돌리기 프로젝트 9. (2018. 8. 20.월)

댄서스 넥스트 마카오팀 중 한명이 나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냈다. 내 사진들을 찍어서 보내주면서 당신의 친절과 사랑에 너무 감사드린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어쩌면 우리는 지나친 사랑을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본질은 안다. 예술의 근원! 인간에 대한 사랑과 공감과 공유를 통한 감동! 적어도 우린 그것을 믿기에 내가 플레이어가 아니라 할지라도, 그들의 아름다운 무대를 위해 자원봉사에 팔 걷고 나선 것. 이 작은 봉사는 대전의 문화예술의 발전을 넘어서 세계의 문화예술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키는 현대판 르네상스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이 작은 파동이, 작은 날개 짓이 태풍을 몰고 올 수도 있음을 안다. 내 삶의 변화가 네 삶의 변화를 가져오고, 너와 나의 삶의 변화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이치를 우린 몸소 실천할 뿐이다. 바랄 것 없는 마음으로 나를 열고 너를 열고 세상을 열어가며 단지 실행할 뿐이다. 금강권 돌리기도 마찬가지다. 나의 삶과 나를 둘러싼 또 다른 타자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작은 시도와 모험이라는 것만으로도 빛난다.

짝을 잃은 귀걸이가 가치를 잃었다 할지라도, 죽은 가지가 남은 화분에 걸면 주얼리 나무가 되어 아름다운 인테리어 오브제가 되는 것처럼 새롭게 태어나는 거다. 변화하는 세계와 삶을 위해 단 하나의 가치로 각자의 색깔 그대로 함께 빛을 발하는 보석 나무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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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안무가 알레시오와의 대화 " 간식 맛있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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