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2. 금. 파리의 일상여행자 9
혼자 루브르를 찾는다.
역사를 전공한 나의 대학시절에 막강한 역향력을 발휘했던 책 중 하나가 < 니느베 광상곡>이었다. 연애는 물론 친구도 없이 매일 새 책방과 헌책방을 들락거리던 내게 역사공부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주었던 두 권의 책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헌책방에서 500원에 샀던 <쿠오바디스> 였다. <니느베 광상곡>은 앗시아 제국 유적 발굴기인데, 자서전적인 서술방식으로 쓰여 진 책이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그때부터 앗시아제국의 유물과 유적은 내게 정다운 그 무엇이 되었다.
오늘, 나는 10년 만에 앗시리아를 찾는다.
아 ~~~~~ 메르씨~~~~~~~ 메르씨 매장의 패브릭들의 색감이 꼭 닮았다. 아쿠아 블루와 예로우, 화이트가 주요 색으로 이루어진 이 아름다움을 도대체 무엇으로 다 형언할 수 있을까?
부조들의 디테일은 말할 것도 없고, 완벽한 색감까지..... 내가 만약 침입자였다 할지라도, 훔치고 싶었을 것 같다.
루브르의 많은 유물들이 약탈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고대 페르시아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없는 현대의 상황에서는, 그리고 종교적인 문제로 몇 천 년 전의 문화유산을 한 번에 폭파시켜버리는 인간들의 무서운 맹신과 무지와 폭력성을 생각하면 오히려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어쩌면 나는 정말 페르시아의 공주가 아니었을까? 하하하하 아라비안 나이트부터 시작해서 세밀화와 아라베스크 무늬, 이슬람의 의상까지 이슬람 문화가 너무 좋다. 내 근원에서부터 그것들에 대한 니즈가 저절로 올라온다. 늘 사정없이 매혹 당한다.
앗시리아 제국의 힘 있고 품격 있는 우아한 예술품들은 내 삶의 또 하나의 지향점을 만들어낸다.
아 ~~~ 나도 저런 컬러의 사람이 되어야지.
아 ~~~~ 나도 쐐기문자의 흔적처럼 디테일하고 아름다운 깊이를 가져야지,,,
작은 점토판 한 장이 가지는 강렬한 깊이와 끌림처럼 우아한 에너지 파를 지닌 사람으로 살아간다면 난 도대체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으로 거듭날까? 하하하하
루브르에서 만난 미국대학의 JEFF 교수와도 앗시리아 제국의 유물에 대해 이야기하다 내가 영어가 짧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하지만 그도 앞으로 아쿠아블루 셔츠를 사 볼 예정이라며 웃었다.
나? 물론 아쿠아블루색 실크러플 블라우스를 사서 우아한 화이트 해수 진주 블로치에 귀걸이를 해야지. 그리고 어디로 갈까? 파리 지하철역 버스킹 공연장으로? 하하하.
상상력이 뇌의 시냅스 만큼이나 많은 줄기로 여기저기 연을 댄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자유로워져 있기 때문? 하루하루 아름다운 날들이다.
앗시리아의 아쿠아 블루 만큼이나 프레시하고 따뜻한 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