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2. 금. 파리의 일상여행자 10.
여행을 하면서 감동을 받는 일정한 패턴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사람이다.
현재 파리 REQET역 근처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메모리’에서 묵고 있는데, 아침저녁 식사가 참 일품이다.
밥과 반찬으로 젊은 두 부부가 여행자들을 위한 소울 푸드를 만들어낸다.
그 젊은 부부는 해외여행에서 만나 결혼 후 호주에서 워킹 홀리데이로 2년 동안 귤과 라즈베리를 따서 받은 돈을 모아 파리로 이주했다. 현재 렌트한 집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무척이나 야무지고 일을 잘한다.
이들은 오래된 미래적 관점에서의 환경 운동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모습이다. 군더더기가 없다. 최소한의 살림살이와 딱 맞게 계량된 식재료와 요리로 남김없이 알뜰하다. 그리고 여행자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여행할 수 있도록 상시 대기한다.
자신들의 일상적인 자유는 이미 게스트들에게 담보 되어진 채로, 그러나 그러한 일상을 즐기고 행복해하는 젊은 부부를 위해 나는 파티를 선물하고 싶었다. 마침 지난여름 파리에 왔던 딸아이의 파리여행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해주었던 분들이기에 꼭 한번 밥을 해서 대접하고 싶었던 차였다.
루브르에 가기 전 들렸던 메르시 매장에서 4유로짜리 목걸이를 하나 샀고, 다시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와 카지노 마켓에 가서 장을 봤다. 여자 호스트를 위해 핑크색 튜울립도 한 단 샀다. 대형마켓에서 꽃을 판매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재철과 미술 선생님과 함께 파티상을 차리자 게스트들이 모두 모였다. 우리는 계획한대로 메르시 목걸이를 선물하고 ‘춘광무처불개화’로 건배했다.
각자 사온 와인과 사이다, 맥주잔이 돌수록 어색하던 게스트들의 간격은 더욱 가까워지고 같은 한국말을 한다는 동질감 하나만으로도 점점 더 행복해진다. 어쩌면 바로 이런 동질감과 사람에 대한 공감들이 저 젊은 두 부부가 외국에서 게스트하우스를 하면서 살아가는 존재 이유인지도 모른다.
45유로로 참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 파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