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아 Food스타일교육 2 >
음식은 곧 생명이요 역사다.
형Food스타일교육 첫 번째 시간은 바로 역사적 관점에서의 음식이야기로 아시아인들의 주식인 밥, 그것도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주먹밥’으로 시작해보려 한다.
구석기 시대부터 인류는 돌도끼로 흔적을 남겨 식생활의 역사를 유추하게 만든다. 채집과 사냥, 물고기로 시작한 인류의 먹거리는 같은 식재료라 하더라도 평화 시에 먹는 음식과 전쟁과 같은 환난 시에 먹는 음식이 달랐다.
평화 시에 먹는 음식은 물기가 많고 부드러운 음식이 주류를 이루고, 전쟁이나 환난시의 음식은 딱딱한 빵과 말린 고기와 미숫가루처럼 휴대가 간편하고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식품이 주를 이루었다.
삼국시대 신라인들은 전쟁터에서 북어와 미숫가루를 먹었다고 하고 조선왕조실록에도 콩을 삶아 주먹밥을 만들어먹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하며 임진왜란 때도 주먹밥을 먹었다고 한다. 한국 전쟁 때는 보리와 옥수수, 쌀을 소금으로 뭉쳐서 군대에 보급했다. 광주시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때 양동시장 상인들이 시민들에게 나누어준 주먹밥을 광주의 전통음식으로 브랜드화하여 ‘5180주먹밥 세트’를 5180원에 판매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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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이집트와 그리스 로마시대에도 말린 고기와 견과 및 딱딱한 빵이 전투 식량으로 사용되었음은 물론 몽골군은 기르던 가축을 잡아먹기도 하고 훈제로 말린 고기와 미숫가루 자루를 몸에 두르고 전쟁터에 나서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1800년대 나폴레옹 전쟁 시 병조림을 만들어 휴대용 음식으로 사용하다가 19세기 중반에는 기계식 통조림이 만들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사용한 가장 대표적인 전투식량인 C레이션은 야채를 섞은 요리와 비스킷, 커피, 고형 스프, 분말 레몬, 설탕, 캔디 등통조림 6개로 구성되어 기호식품의 영역까지 발달했으며, 2023년 즈음엔 먹지 않고 몸에 붙이는 패치형 군용 식량이 나올 예정이라고 하는데 혀 끝에 닿아야 해소되는 식욕 패턴을 바꿀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길 떠나는 나그네의 끼니를 걱정하여 밥덩이를 꾹꾹 눌러 뭉쳐서 종이에 싸서 건넨 것이 그 시초라는 주먹밥은 김밥이나 스시등과 함께 한국과 일본에서는 간편 주식으로도 각광받는다. 편의점하면 삼각 김밥이 상징처럼 생각나는 것은 물론이요 스노우 폭스는 주먹밥은 물론 간편 도시락으로 1조 매출의 쟁쟁한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고, 코로나 이후 집콕의 시대가 되면서 도시락브랜드는 더욱 성장세에 있다.
이처럼 음식은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기에 음식 이야기를 빼고 역사를 논할 수 없고, 음식을 통해 역사를 새롭게 유추해낼 수도 있다. 이는 곧 푸드스타일 자체가 역사 교과 중심의 하나의 융합적인 교과서가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2019년은 3,1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던 해로 다양한 기념행사들이 벌어졌다. 마침 2019년 7월 29일 날 나의 첫 책 < 엄마의 라이프스타일 아이의 미래가 되다 >가 발간되었고, 책 발간 기념으로 8.15기념 행사를 기획진행하여 사회에 헌정하기로 했다. 대전의 지역재생과 인문학 커뮤니티인 대덕몽과 새통사가 함께 파트너가 되어 진행된 행사명은 <새로운 톡립의 아침, 100개의 테이블>이었다.
행사 맥락은 8월 15일 아침 7시30분에 대전 시청 앞 보라매공원 가로수 길에 테이블 100개 깔고 1000개의 주먹밥과 400 잔의 커피를 준비하여 지나가는 사람들 누구든지 새로운 독립의 아침을 아름다운 가로수길 그늘 아래서 느굿하게 맞도록 했다.
그동안의 8.15기념 행사는 대체로 우리민족이 제국주의적 압제에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가?를 다시 한 번 반추해보고 적의?를 키우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우리를 희생자로 계속 반추하는 것은 35년 동안 간절한 기도와 목숨을 내건 투쟁으로 독립을 쟁취한 독립투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독립지사들이 자신들의 재산과 가족은 물론 목숨까지 내걸고 독립운동을 했던 이유는 바로 우리와 같은 후손들이 떳떳하고 당당하게 행복한 삶을 살아나가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만약 누군가가 생명을 건 결과가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독립과 자유라면 좀 더 가치롭게 지켜가고 기념해야하지 않을까? 그래서 ‘새로운 독립의 아침’ 이라는 부재 아래 ‘백 개의 테이블’이라는 8.15기념 파티를 준비했다. 백은 곧 온이고, 온은 곧 가득차고 온전한 뜻을 가진다.
일제강점기 동안 주먹밥 한 덩이만이라도 배불리 먹기를 소망했던 애국선열들이 얼마나 많았고, 그 가족들 또한 얼마나 간절하고 소중했던 한 덩어리의 밥이었을까? 그들의 삶을 기리기 위해 무장아찌 주먹밥으로 조찬을 준비했다.
밤부터 비가 내렸지만, 무조건 새벽 5시에 시청앞에 백개의 테이블을 깔았다. 새벽 5시부터 잠시 빌린 정토회 법당에서는 1000개의 주먹밥을 만들기 위한 밥솥이 끓기 시작하고 요리사 두 분과 정토회 도반들과 유성구청직원들이 함께 자원봉사에 나서서 주먹밥을 만들었다. 임교수님 부부의 장미꽃 센터피스가 올려지고, 후원해주신 에떼 에스프레소 커피부스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자첼로와 판소리 앙상블 공연을 위해 이상진대표의 공간문화기획팀의 무대 준비가 이어졌다.
오늘의 드레스 코드는 화이트! 페도라 모자도 100개 협찬을 받아서 나눠 쓰고, 새벽에 대전 인근 납골당까지 가서 사온 투명 비옷을 겹쳐입으니 참 패셔너블햇다.
드디어 7시30분! 새로운 독립의 아침을 선포하고 빗속에서 주먹밥과 커피 마시면서 새로운 독립의 아침을 선포하고 책마법사 현민원 선생님의 한용운 시 낭송과 함께 음악회를 즐기는 우리의 마음이 모두 풍요와 충만감으로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진짜 2019년 8월 15일에 새로운 독립의 아침이 열린 것이다.
이제 눈물의 주먹밥은 기쁨의 주먹밥으로 환치(換置)되었다. 그리고 이제 주먹밥의 역사도 다시 써야만 한다. 환란의 주먹밥이 아닌, 기쁨을 함께 할 때 나눠먹는 행복과 풍요와 충만함의 상징으로서의주먹밥!
이렇듯 Food스타일은 각 시대를 읽어내는 역사적 코드로서도 작동하기도 하고, 역사를 쓰는 도구로서의 사용도 가능하다. 방송국 드라마센터에 있는 조리실 등이 바로 그런 역할에 충실한 작업을 하는 대표적인 곳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