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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형 May 20. 2023

출판사 대표가 되어 첫 책을 내어 보니..9

흠~~~~ 이 어리석은 무식하고 무모한 배짱과 용기여~~~

   

산 넘어 산이라고 했던가? 한마디로 말하자면 나의 무식하고 무모한 도전에 스스로 압사당하기 직전이라는 말이다. 오래도록 고대하고 기다렸던 일이 성취된다고 꼭 즐겁고 행복한 일은 아님을 이제 또 알겠다.  


그야말로 너무나 오래도록 고대하던 <수라 기쁠희 mini 삼첩반상기 > 500세트와 그토록 오랫동안 디자인을 바꾸고 고민하고 재촉하며 완성한 포장 싸바리 500세트가 드디어 완성되어 집에 도착하는 날이다. 그런데 막상 짐을 실은 트럭이 여주를 떠났다는 연락을 받으니 그 많은 짐을 어찌 옮겨야 하며, 또 어디에 다 보관하지? 그리고 상자는 모두 내가 만들어 완성해야 한다는데 500개를 언제 다 접고 있나? 등등 돌덩이처럼 무거운 마음이 먼저 몰려온다. 그뿐인가? 


국립민속박물관 아카이브 제공


완성된 물품에 대한 청구서만 2000만 원? 5개월 동안 인건비는 고사하고 제품 모델링과 편집 디자인 비용까지 이미 1000만 원은 더 들어간 데다 제품 정가에 부가세를 포함시키지 않아 부가세 10%의 손실과 서점과 플랫폼에 이윤 마진 빼주면 사실상 손해 나는 장사를 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흠~~~~ 이 어리석은 무식하고 무모한 배짱과 용기여~~ 용기가 아닌 만용이다. 


5개월 동안 꼼짝없이 쏟아붓고 자원봉사도 아닌 마이너스의 셈으로 스스로의 일상생활에도 타격을 가했다니 어이없다. 오랫동안 염원하고 열정을 다한 일의 성취가 곧 바윗돌 같은 삶의 무게로 반전되어 끔찍한 스릴러물이 될 수도 있음을 알겠다. 하지만 꼭 절망할 일만은 아니다. 


국립민속박물관 아카이브 '혼례상 기러기'


<foodstyle의 인문학 수라, King’s Dinner>에서 미래 인류가 당면한 식량문제와 과학기술문명의 독주로 인한 인류생존의 문제 등에 대한 대안으로 격식 있게 먹는 식사 방법으로서의 새로운 food라이프스타일을 제안했듯이 책과 교구만 파는 것이 아니라 ‘foodstyle의 인문학 특강’과 ‘수라, King’s Dinner‘ 교육프로그램까지 결합해서 판매를 한다면 또 다른 가능성은 열린다.


기존에 서적이 유통되던 교보문고나 예스 24, 알라딘과 같은 서적 판매 플랫폼과 도매 총판을 통한 판매가 아니라 출판사가 직접 소비자와 만나는 직판거래를 하는 거다. 어차피 전자책은 물론 CHAT GPT의 등장으로 출판계 전체가 술렁이고 있는 시점에 새로운 출판문화의 대안을 마련해 보는 프로젝트로 시작한 일이 아니었는가? 


앞으로 미래사회를 선도해 가는 지식콘텐츠의 방향은 슬로 라이프와 전통의 회귀는 너무나 분명하고 명백한 흐름이다. 그러니 물러서지 말아야 한다. 


국립민속박물관 아카이브 제공 ' 혼례용품함'


본디 지혜란 무엇인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이 지혜 아닌가?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고 그에 따른 과보는 달게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행복의 열쇠다. 그리고 그것이 마음 챙김이요 명상이자 마인드풀니스다. 그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끝끝내 나의 선택과 결정에 스스로 책임지는 것! 거기엔 행복과 불행의 그 어떤 잣대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마땅히 행할 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MY WAY가 아니겠는가?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걷는다는 것엔 불행과 실패가 끼어들 틈이 없다. 그냥 삶의 과정일 뿐이고 그 과정의 커브와 굴곡진 길 또한 스릴 있어 즐겁지 아니한가? 그래서? 


나의 무식하고 바보 같은 선택으로 바윗돌에 짓눌린 듯 부담감이 커져 있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불행하진 않다. 또 다른 아이디어로 돌파할 수 있는 약간의 지능이 있으니 또 얼마나 다행스러운 나의 삶인가? 범사 감사할 뿐이다.


 오.. 트럭 사장님 도착 전화 온다...


오..... 드디어 나 혼자 돌덩이 같은 무게의 수라 기쁠희 mini 삼첩반상기 500개와 싸바리 500개의 무거움을 감당해야 할 순간이 도래한 것이다. 

히히( 또 히죽), 그래도 기쁘다. 

5개월 동안 그토록 고대하던 순간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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