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우울한 아침! 재즈로 마음을 달래고 있는 중........
밤새도록 꿈에서 기도를 했던 것 같다. 아이와 함께 여행을 갔던 것도 같고...
가끔 생활이 나를 호되게 몰아 부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이것은 현실이 아니야! 이건 아마도 꿈 일거야!"라고....
하지만 꿈과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꿈은 꿈이고 현실은 현실일 뿐.. 오히려 헛된 꿈에서 빨리 깨어나는 것이 꿈과 가까워지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끔씩 나는 꿈에 갇혀 허우적댄다.
어젯밤과 오늘 아침이 바로 그런 것 같다.
영화감독을 하는 제자의 단편영화들이 공중파를 타고, 상을 타게 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무척이나 기쁜 일임에도 불구하고 난 평소만큼 기쁘지 않다.
이유? 내가 너무 낮게 가라앉아 있기 때문이지.
어젯밤 수면 아래로 내려간
내 안의 잠수함이 떠오를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면 떠오르려나?
오늘, 학교일 좀 열심히 해서 마치고 밀린 글쓰기에 총력을 기울이리라 생각한다. 내일모레 있을 시험 때문에 더욱 우울한가 보다.... 한심해!
아자아자!^^
나도 모르게 다시 답 글을 쓰고야 말았다.
문득 어쩌면 난 그녀를 그리워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금산으로의 여행은 늘 내게 영혼의 자유를 준다.
어버이날이라서 떠난 여행....
물론 다른 사람들은 이런 것을 여행이라 말하지 않는다.
때가 되어 부모님을 만나러 친정에 가는 길이 무슨 여행이겠는가? 하고 말한다. 그러나 내겐 그 길이 열 번이 되었든 백 번이 되었든 모두 여행이다.
졸음을 간신히 참아가며 금산으로 향했다.
평소엔 고속도로를 이용하지만, 문득 옛길이 그리웠다.
자취생이 되었던 초등학교 6학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꼭 다니던 길, 그리운 부모님을 찾아 눈물 꼭꼭 참아가며 마음부터 달려가던 길.....
플라타너스도 여전하고 , 냇가의 물길도 여전했다.
가는 길에 만인산 휴게소에 들렀다.
지난 설날 대전으로 돌아오는 길에 폭설이 내리는 그곳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며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림처럼 내리는 눈 속에서 그림 속의 한 점으로 서서 마음속에 담아 놓은 사람들도 생각하고, 이렇게 자연 속에 살며 글을 쓰고 싶다는 헛된 꿈도 꾸어보고......
비가 오려는 듯 하늘이 산 아래로 잔뜩 내려와 있었다.
아이와 호떡을 두 개 사서 나눠 먹고 휴게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도 들으며 한가한 주말 오후의 한 순간을 그렇게 행복하게 보냈다. 왠지 그곳이 점점 더 내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것 같았다.( 또 가고 싶다. )
잠깐의 휴식을 뒤로하고 금산으로 향했다. 앞마당 잔디에서 풀을 뽑고 계시는 아버지와 뒤뜰 장독대에서 장독을 씻던 엄마가 반겨 나오셨다.
금산 집 마당도 내 영혼에 위안을 주는 곳 중의 하나다. 집에서 자고 일어나 아침에 마당에 나가면 신선한 공기와 생기를 듬뿍 머금은 꽃과 나무들이 내 영혼을 애무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또 얼마나 한없이 자유로운지......
초등학교 때 아버지는 양치질을 하시며 금방 잠이 깬 나를 업고 매일같이 화단 구경을 시켜주셨다. 아버지 등에 엎드려 듣던 식물들의 이름과 이야기들은 내 인생의 아름다운 서곡이었다고나 할까? 지금도 아버지 등의 온기가 전해져 오는 것만 같다.
친정 집에 가면 난 늘 아이일 수 있어서 좋다. 부모님에게 난 여전히 어리광 부리기 좋아하는 어리고 약한 막내딸일 뿐이니 말이다.
엄마는 얼굴이 야위어 보인다고 걱정이시다.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다 웃을 일이다. 그러나 그들이 모두 웃어도 난 엄마의 판단을 믿는다. 그분의 사랑을 믿는다.
중략. 5교시 시작종이 울렸다.
그녀의 여행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지만, 그녀는 수업종이 난 뒤로 중략해버리고 그녀의 영혼을 자유롭게 한다는 여행에 대해서 더 이상 쓰지 않았다. 그 후로 그녀가 느낀 자유와 즐거움은 내 상상으로 이어갈 수밖에..
빗발치는 눈보라 속에서의 영혼의 자유라... 나도 한번 가보고 싶은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