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소 시간!
화장실 청소를 하는 아이들이 " 아이 더러워"를 연발하며 거품을 가득 낸 수세미로 변기 닦기에 여념이 없다. 선생인 내가 이곳저곳 지적을 하지 않아도 말없이 벽도 닦고, 문도 닦고, 유리창도 닦고, 거울도 닦으며 열심인 아이들이 너무 예뻐 모두에게 빵과 음료수를 사주었다.
오빠네 둘째 조카가 학교 청소 용역을 하고 있는 오빠를 도와서 일요일마다 학교 화장실 청소를 하러 다닌다. 고등학교 1학년인 아이는 화장실 청소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핸드폰도 샀고, 며칠 전엔 자신이 입고 싶었던 리바이스 프리미엄 청바지도 샀다고 한다. 형아는 공부하라고 하고, 자신만 화장실 청소를 시킨다며 투덜대면서도 웃는 얼굴로 청소를 떠나는 아이의 모습에서 희망을 보았다.
정말이지 공부엔 일도 취미 없는 작은 조카에게 어쩌면 화장실 청소는 또 다른 삶의 방법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은조카에겐 지금의 아르바이트와는 다른 아주 화려한 꿈이 있다. 패션 코디네이터나 한복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그 녀석의 꿈이다. 그리고 이미 그 꿈에 대한 재능을 보이고 있다. 힘든 아빠를 도와 친구들과의 약속도 마다하고 화장실 청소를 하러 가던 아이는 그렇기에 웃을 수 있었으리라. 내 조카지만 너무도 대견하다. 그리고 그 아이는 알고 있을까? 내가 얼마나 자신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어려서의 나를 생각해본다. 나야말로 화장실 청소에 열광했던 아이였다. 중학교 때는 거의 2년을 화장실 청소를 했는데, 호텔 급으로 학교 화장실을 청소했었다. 재래식 화장실에 설치된 변기 하나하나에 일일이 마른걸레질까지 하며 정성을 다하였으니.... 누가 시켜서 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그 일이 즐거웠다. 그리고 청소와 함께 잠깐씩 나누는 친구들과의 물싸움의 추억은 평생 잊히지 않을 즐거움이었다.
비 내리는 쌀쌀한 봄날의 대청소!
오늘은 퇴근해서 우리 집 화장실도 대청소를 하리라 마음먹어본다.
그리고 며칠 새 우울에 절은 내 마음도 함께 청소하리라.....
나도 갑자기 청소하고 싶네요. 화장실 청소. 조카에게 파이팅 전해주세요 ^^
사실 마음의 청소를 해야 할 사람은 나일지도 모른다.
그녀 마음의 우울을 내가 함께 청소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가 말했듯이 나의 사랑도 어쩌면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의 상상 속에서 그녀는 나와 함께 숲 속을 거닐고, 눈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짓궂은 장난을 걸어오고, 아이처럼 토라지며 음악을 듣자고 졸라 온다. 그러나 난 이제 그녀의 2004 블로그를 지우려 한다.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사랑으로 난 이미 너무 오랫동안 아팠다. 내게 상처를 주고 떠난 그녀도 ‘2004 블로그’의 그녀처럼 지금쯤 한 아이의 엄마이며 밤늦게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다 잠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오늘부터는 다른 블로그의 혼잣말을 읽기보다 내 블로그 혼잣말에 글들을 채워나가리라.
오늘부터 나는 내 블로그에 충실하기로 했다. 디카도 하나 장만해서 풍경들도 담고, 진행 중이던 작곡 작품들 작업에 매진할 생각이다. 연말엔 내 작품집도 하나 꼭 만들어야지. 그리고 단언컨대, 상상 속에서의 사랑은 두 번 다시 하지 않으리라 결심한다. 마음을 가다듬으니 악상이 막 떠오르는듯하다. 작업이나 열심히 해야지.....
사랑의 상상 가득한 아름다운 작품들이 기대되네요. 좋은 음악 함께 나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