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일기

31일, 2020년 10월 25일 일요일. <에듀시네마! 영화로 배운다>

by 김은형


늘상 그날의 감동은 그날 적어야 제 맛이지만, 틈이 없었다.

몇 달 동안 준비해온 ‘부산국제 영화제 커뮤니티 비프’의 막이 올랐다.

내 프로그램은 드디어 오늘 3시.


부산 남포동 롯데시네마 대영 2관에서 < 캡틴 판타스틱 > 영화가 시작된 순간

아! 드디어 또 하나의 내 삶의 열정이 마무리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관의 존재이유를 참 절실히 깨달은 순간이랄까?


프로그램 기획하느라고 집에서 컴퓨터스크린으로 2번보고, 유튜브의 짤방도 수십 번 봤는데

대형 스크린으로 다시 보니 숨어있던 영화 음악과 영화의 다양한 디테일들이 다시 보였다.

영화가 끝나자 나는 마치 처음 본 영화인냥 울컥한 심정이 되었다.


단순히 코로나 이후 몸살을 겪고 있는 학교교육과 홈스쿨링에 대한 대안과 새로운 시대의 교육담론을 만들어보는 교육포럼의 장을 만들어보고자 시작했는데, 이성적인 가치와 이슈보다 나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가족들의 사랑스런 허점이 감성을 자극하며 감상적이 되었다.


삶과 교육의 새로운 비젼으로 힘차게 비상해보자는 맨트를 날렸지만 나약한 인간존재의 흔들림은 아름답고 호소력이 있었다. 그런데 나만 운 것이 아니라 관객들도 리뷰에서 나와 같은 감동을 많이 피력하셨다.


전국 곳곳에서 정말 많은 분이 와주셨다. 감사하기 그지없다. 심지어 인스타그램 팔로워까지 <엄마의 라이프스타일 아이의 미래가 되다>를 갖고 참가하셨다. 감동이었다. 괜시리 내 의욕만 내세워 다른 분들께 폐를 끼치는 것은 아닌가? 많이 조심스럽기도 했는데, 행사가 끝나고 관객 리뷰가 든든하니 어려움을 딛고 추진하기를 진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국제가 열리기까지 코로나 때문에 몇 번을 엎치락뒤치락 했는지 모른다. 오히려 엎치락뒤치락 될 듯 말 듯 굴곡진 언덕을 넘어온 시간들 때문에 더욱 감사했다.




영화 감상 잘하셨나요? 만약 영화가 교육적이라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갖고 있는 고민과 이야기를 먼저 나눠주고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들려줌으로서 우리 삶의 경계를 다시 한번 확장시켜주기 때문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런가 하면 영화와 카메라의 작동원리는 우리에게 인문학적 사유의 지평을 열어주기도 합니다.


10여년 전 사운드와 필름이라는 주제로 영화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하면서 영화의 총체적 성격에 예술과 삶의 총체성이 담겨있음을 확인하면서 교육적 힘을 실감했습니다. 코로나가 가속화되면서 유튜브와 네플릭스가 주가까지 치솟는 것을 보면서 이제 유튜브와 네플릭스는 이미 학교가 되었음 확인했습니다. 네플릭스가 다큐멘터리 자체 제작에 주력한다는 뉴스 보도 또한 그것을 입증하고 있고, 저와 같은 중년들도 알고 싶은 것은 유튜브 검색을 먼저 합니다.



본 프로그램 기획단계에서 코로나로 이미 공교육은 죽었다는 인식을 했고, 이런 공교육을 대체하는 것이 온라인매체, 영상매체라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이 시대가 가짜와 진짜를 식별하는 직관과 통찰을 필요로 하는 영성의 시대라면 우린 아이들에게 영상물을 생산하는 생산로서의 교육은 물론 미디어리터러시와 같은 비평적 관점의 교육 또한 병행 해야합니다. 기존의 교과중심 교육으로는 불가능한일입니다.



마침 이때 캡틴 판타스틱은 아주 강렬한 플랜 b의 대안교육으로 코로나 집콕으로 아이들 교육때문에 갈팡질팡하는 부모들이 어떤 밸런스로 교육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야할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엔 종교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규정했따면 이젠 영상 매체 자체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규정합니다.


영화 는 곧 삶이란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여러분 자녀의 삶인 동시에 우리 인류의 생존까지 담보하는 강력한 중독적이거나 쇠뇌적 매체로서의 기능에 대해 우린 좀더 좋은 콘텐츠와 선한 의지로 인류와 지구의 존속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가야합니다. 통제와 억압과 강요가 아닌 자기 선택에 의한 삶은 고래로부터 최고의 교육적 가치였습니다.


캡틴판타스틱 영화 속 아이들이 결국 엄마가 선택한 죽음의 형식을 존중해서 기존 질서의 상식과 가치와 위배되는 화장후 파티까지 하고 있는 모습은 선택도 자기가 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자기가 진다는 성숙한 삶의 교훈이 담겨있습니다.


자 그래서 오늘 우리가 함께 다시 만들 영화속 엄마 장례식 파티의 주제는 ‘ 자유, 자기선택’입니다. 여러분 옆에 있는 재료들이 같거나 조금씩 다름니다. 각자 어떤 선택으로 어떤 위치에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같은 재료이지만 서로 다른 50개의 컵케잌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컵케잌 만들기를 시작하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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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영화를 보신 뒤 다시 생각하시게 된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시고 그 의미를 컵케익으로 표현해주시면 됩니다. 먼저 자유고무찰흙을 컵안에 채워 넣으시고 재료를 위에 꽂아서 상징적으로 표현해서 완성한 뒤 그리고 제가 호명하면 팀별로 나오셔서 파티 테이블에 올리고 사진을 찍으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자유에 대한 생각을 오픈 채팅방에 한 줄쓰기 해주세요.


‘자유’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나눠주신 몇 분의 글을 함께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찌보면 <캡틴판타스틱>의 아이들이야 말로 자신의 삶의 선택권과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교육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캡틴판타스틱을 통해 우리의 삶과 교육에 대한 어떤 새로운 생각을 하시게 되었는지 나눠 도록 하겠습니다. 오픈채팅방과 육성 온오프믹스로 진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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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이 나누어주신 이야기들은 모두 우리 삶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우리가 코로나와 같은 격리와 통제를 이겨내고 우리 스스로의 자유를 지켜가려면 무엇보다 ‘자기선택’에 의한 용기와 기계가 필요합니다.


어쩌면 이제 교육은 영상매체가 전부가 될 수 있습니다. 유튜브는 이미 학교가 되었고, 네플릭스 또한 교육의 비젼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제 영화산업의 범주를 영화 예술에만 국한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대두되어야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의 많은 유튜브채널들은 다큐이거나 드라마의 형식으로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젠 교사의 역할도 좋은 영상 콘텐츠를 큐레이션 해주는 교육 영상 콘텐츠 큐레이터의 역할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북큐레이션보다 더 절실한 것이 어쩌면 영상큐레이션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부산국제 영화제 커뮤니티 비프의 관객프로그래머 프로그램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 자리가 시네마에듀의 씨앗을 우리가 함께 심은 소중한 자리로 기억되길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통해 새로운 코로나 시대의 교육담론의 열린 장을 마련해주신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 비프 여러분들, 크라우드펀딩에 적극 참여해서 이 자리가 있도록 도와주신 여러분들, 그리고 지금 여기 있는 여러분! 오늘 함께 해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다시 더 큰 비젼으로 함게 비상하는 우리를 위해 힘찬 박수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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