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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메밀 Apr 09. 2019

로맨스로 하루 살아가기

이프 온리(If only)


#1 후회


  살면서 뼈저리게 후회해본 경험이 있는가? 사람마다 깊이는 다르겠지만 모두가 겪어보았을 것이다.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인 이안(폴 니콜스)은 사랑하는 연인 사만다(제니퍼 러브 휴잇)를 눈 앞에서 잃는 악몽을 겪게 된다. 하필이면 그녀에게 상처를 준 직후인 터, 찢어지는 가슴을 붙잡고 무너져 내린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죽었던 그녀가 눈 앞에 살아있다. 하루 전으로 타임슬립 한 것이다.


이안 역의 폴 니콜스와 사만다 역의 제니퍼 러브 휴잇
눈 앞에서 사랑하는 연인을 잃는 기분은 어떨까? 나라면 오열하며 그 자리에서 쓰러질 것만 같다. 그리고 끊임없이 후회를 하겠지. 그 장소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다. 이프온리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생각해봤을 법만 ‘어제로 돌아가면 잘할 수 있을 텐데’를 보여준 영화이다.



#2 이상한 직감


그녀가 살아있음을 알고 안도하는, 그러나 불안한

이안은 꿈을 꾼 것인지 긴가민가하다. 어제의 일은 꿈이라기엔 너무나 생생했기에 혼란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사만다를 보며 점차 안정을 취하고 여느 때처럼 출근을 준비한다. 그런데 꿈이라고 하기엔 꿈에서의 일들이 전부 오버랩되고 있다! 그게 그저 착각이라고? 아니, 현실이다! 사만다는 오늘 죽을지도 모른다.


  절반의 확신과 절반의 의심. 이대로 하루가 지나면 사만다는 같은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된다. 그렇지만 하루가 되돌아온다는 게 말이 되는가?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쉽게 일상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이안도 마찬가지의 모습을 보인다. 조금만 더 확신이 들면 그때 행동하리라 다짐하며 일상을 보낸다.


가끔씩 이상한 직감이 들 때가 있다. 불안하고 사고가 날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렇지만 평소와 다른 결정을 하기에는 확신이 부족하다. 그저 불안해하며 평소처럼 행동할 뿐이다.


택시 운전사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일까?

  영화 속 택시 운전사는 마치 신처럼 안내자 역할을 해준다. 어제와 같은 택시를 탄 이안은 직감적으로 택시 운전사가 보통 사람이 아닌 것을 눈치 챈다. 사고를 피할 방법이 있는지를 묻지만 곧, 운명 앞에선 무기력할 뿐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녀가 곁에 있는 걸 감사하며 살아
계산 없이 사랑하고


이안은 택시 운전사의 말을 듣고 뛰쳐나간다.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의 사랑을 하기 위해.


사고를 피하기 위해 집에 숨어 있으면 되지 않을까? 런던을 벗어나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떠오를 것이다. 영화 속에서는 ‘운명’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장애물을 장치해놨다. 이로 인해 영화 속의 한정된 ‘단 하루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어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제약 있는 사랑은 더 애절한 법이다.



#3 진정한 사랑이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면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고가 나기 전 마지막 순간, 이안은 사만다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깨달았고 비로소 인생이 완성되었다고 말한다. 곧 운명의 시간은 다가왔고 이안은 지체 없이 사만다를 지켜냈다. 사랑의 힘으로 운명을 바꾼 것이다.


사랑의 힘으로 운명마저 바꿀 수 있다면, 둘이서 행복할 수는 없었을까? 목숨과 목숨을 맞바꾸는 것만이 최선이었을까?


  둘은 거대한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날 순 없었지만,  비껴갈 수 있었다. 사랑의 힘으로 운명마저 이겨내 오래오래 사랑했다는 그런 결말이 아니어서 아쉽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안이 사만다를 살리기 위해 희생하던 그 순간이 바로 이안의 헌신적인 사랑이 빛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비극적인 결말의 사랑은 오히려 기억에 각인된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사랑이 비극에 가깝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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