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당장 열어젖히고 나갔더니, 요 녀석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무 예뻤다!!!!
비를 피하려 가게 천막 밑으로 들어온 모양이었다.
털은 다 젖어 축축했는데, "장화 신은 고양이 표정"으로 저렇게 나를 쳐다보면서 야옹- 야옹- 울고 있었다.
가게 안에서 사장님이 계속 쳐다보고 계신 것 같아 뻘쭘해서 고양이한테 인사를 하고 떠났다.
식당 바로 옆에 있는 편의점에서 야식으로 먹을 과자와 맥주를 사서 나오는데, 아이스크림 가판대 위에서 노란색 덩어리가 움직이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그쪽을 향했다.
헉...
너무나도 귀엽게 생긴 어린이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편의점 사장님께서 깔아 놓으신 담요 위에 딱 자리를 잡은 녀석은, 젖은 털을 고르고 있었다.
사장님이 나오셔서 이 고양이가 손바닥만 할 때 어디선가 나타났고, 몇 달째 주위 가게에서 밥을 얻어먹고 산다고 말해주셨다.
얼마나 순한지 꼬리를 만져도, 발바닥 젤리를 만져도 가만히 있었다. 이놈 보통 '개냥이'가 아니었다. 내가 근 3년간 본 고양이 중 제일 초특급으로 개냥이였다.
10분 넘게 사장님과 고양이 얘기로 수다를 떨다가 모기를 물려 버려서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 날 친구와 함께 이 편의점을 다시 찾았는데,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손님맞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편의점을 들락날락하는 손님들마다 아이고 예뻐라- 라면서 예뻐해 주니까, 야옹야옹 가늘게 울면서 애교를 부렸다. 사랑받는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강릉 고양이들은 다 미묘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