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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메밀 Nov 02. 2023

[목포-들뜨는 금요일 밤]



금요일 밤의 번화가에서 느껴지는 들뜸과 즐거움이 참 좋다. 평화시장은 주말을 기다리는 목포시민들이 모여들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였다. 코앞에 바다가 보이는 시원한 경치와 길을 따라 형성되어 있는 식당가는 감흥을 불러일으켰다. 목포에서의 마지막 밤, 나도 이 현장에 함께할 수 있었다.





외식을 하러 나온 가족들, 강아지와 산책을 하는 사람들, 나와 같은 여행객들, 운동을 하는 사람들... 가만히 앉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지자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나무데크에서 버스킹이 시작됐다. 60대 정도 되어 보이시는 남자분이 기타 하나를 들고 80~90년대 가요를 부르셨는데, 잔잔하니 듣기 좋았다. 음악소리는 관중들을 불러 모았고, 따뜻한 분위기와 시원한 바람 속에 앉아 있자니 술을 한 잔 하고 싶어졌다. 편의점에 들러 마셔보고 싶었던 짐빔 레몬 하이볼을 들고 돌아왔다. 노랫소리를 안주 삼아 기분 좋게 한 캔을 비웠고,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사색에 잠기기도 했다. 


더 머물고 싶었지만 평화광장에서 숙소까지는 거리가 꽤 있었고, 저녁도 먹지 않은 상태였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내내 벼르고 있었던 낙지호롱을 포장해 숙소로 돌아왔다. 3일간 쌓인 여행의 피로가 날아가는 맛이었다. 매콤 달콤한 양념과 쫄깃하고 탱글한 낙지는 불향을 입어 더욱 맛있었다. 낙지 3마리와 공깃밥 하나를 뚝딱 해치우며 목포에서의 마지막 밤을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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