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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도 정리정돈이 필요하다.

디자인 프로세스 no.2 / 자료 분류

by 단단


컴퓨터라는 기계가 걸러준 자료를 봅니다.

나라는 인간 필터로 한 번 더 걸러낸 '정제된 자료'를 봅니다.

자료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선한 공기를 흠뻑 들이켰다면,

이제는 자료를 정리 정돈할 시간입니다.


정리 정돈이라면 양말과 속옷과 티셔츠를 착착 개어 옷장 서랍 속에 넣는 그것?


네, 맞습니다.


자료에도 정리 정돈이 필요합니다.

자료를 테마별로 분류해서 제자리를 찾아주면,

머릿속이 말끔해지고, 나중에 필요할 때 바로바로 꺼내서 볼 수 있습니다.



'아! 그 자료! 거기에 힌트가 있을 거 같아.

근데, 어딨지?

여기쯤 있었던 것 같은데.....

하...

못 찾겠어.

아 몰랑.'



대략 이런 흐름으로 가는데요. 제가 그렇습니다.



∵…포르르…∵∵∵ ¸¸¸ 폴랑폴랑. 홀홀~ˇ˘˘



아이디어가 떼를 지어 날아가네요.


그래서! 정리 정돈이 필요하겠습니다.

모처럼 찾아온 파랑새에게 물 한 모금 주지 못한다면, 파랑새의 맑고 고운 지저귐은 들을 수 없겠죠?

목마른 파랑새가 찾아와 목을 축일 수 있도록, 자료의 샘물을 파 놓읍시다.

파랑새의 노래를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으로요.








◑ 테마별 분류 맵 만들기


정리 정돈이란 필요 없는 것들을 버리고, 남은 가치 있는 것들을 분류해서 제자리를 찾아주는 일인데요, 자료의 정리 정돈도 이와 같습니다. 양질의 자료를 테마별로 분류하는 것이죠. 저는 이것을 분류 맵, 분류 지도라고 부르는데요, 예를 들어서, 의자 디자인을 위해 자료를 모았다면 다음과 같은 분류 맵을 만들게 됩니다.



· 의자를 사용하는 장소에 따른 분류 맵

· 의자를 사용하는 사용자에 따른 분류 맵

· 의자에 사용된 소재에 따른 분류 맵

· 의자의 기능에 따른 분류 맵

· 의자의 형태에 따른 분류 맵



s.png 의자를 재질에 따라 분류하면, 소재와 장소에 대한 맥락을 이해하게 된다. by memosketch



d.png 의자를 형태에 따라 분류하면, 소재와 형태의 관계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by memosketch




이렇게 테마별로 자료를 분류해 나가다 보면, 자료들이 마구 뒤섞여 있을 때는 미쳐 알지 못했던 사실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물에 대한 큰 맥락을 읽는 것인데요. 이 부분이 분류 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단순한 분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콘텍스트를 읽어 내는 연습이죠.




분류 맵은 자료 하나하나에 집중해 있던
좁은 시야를,
사물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넓은 시야로 이끌어 줍니다.




f.png 분류를 통해 디자인하고자 하는 대상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by memosketch





◑ 분류 맵은 한 장에!


자료의 샘물은 종이 위에서 파도록 합시다.

샘물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분류 테마를 정하고 그 테마를 기준으로 모은 자료를 한 장에 정리함으로써, 사물의 큰 흐름과 관계성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두 장, 세 장에 흩어진 정보는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딱 한 장! 한 장에 요약한 정보라야 만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할 수 있고, 쉽게 전달됩니다.


처음 자료 산책을 즐기며 모아둔 자료들을 다시 살펴보면서, 자료들을 정리 정돈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하나하나 흩어져 있던 자료들이 입을 맞추어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줄지도 모릅니다. 그 이야기가 듣도 보도 못한 신기한 것이라면, 디자인의 열쇠가 내 손안에 들어왔다는 뜻입니다! 소중하게 여겨 잘 메모해 두세요. 나중에 꼭 써먹을 때가 있을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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