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다운체어 디자인 / 강의 일지 no.14
"당신은 어떻게 세계적인 건축가가 되었나요?"
신은 디테일에 있습니다.
God is in the Details.
미스 반 데어 로에
현대 건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받는 독일의 건축가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가 남긴 말입니다. 참 근사한 표현이지요? 그가 세계적인 건축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섬세한 디테일에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거대한 건축물이라도 작고 사소한 부분까지 디자이너의 정성이 스며들지 않으면, 결코 훌륭한 건축물이 될 수 없다는 뜻이겠지요.
무엇을 만들든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 정성을 쏟아야비로소 신이 내려와 앉을만한 자리가 되나 봅니다.
우리 학생들의 의자에는
신이 내려와 앉으셨나요?
어떤가요오?
신이 내려오시다가...
아차차... 도로 올라가시네요.
아직인가 봅니다.
신이 깃들만한 디테일이 되기에는
아직 부족했나 보네요.
정성을 을메나 더 쏟아부어야
내려 오신단 말입니끄아~!
열심히 디자인한 의자를 실제로 만들어 보면, 생각지 못한 실수들이 불쑥 불쑥 얼굴을 내밉니다.
1mm의 오차에도 의자는 비틀비틀. 99까지 잘 만들어도 마지막 1이 잘못되면, 0이 되어버리는 무서운 이야기. 100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은 아득한 이야기.
눈물이 뚝뚝 흐르지요. 흐르고 말고요.
근데요.
그 눈물까지 모두 교과 과정에 포함되어 있다는 걸 우리 학생들은 알고 있을래나요? 수업 계획서에 써 놓을 걸 그랬나요? ㅎㅎ
실수와 실패.
모두 배움의 여정 안에 넣어두었습니다.
잘 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가고 있어요.
다음 주면 목적지에서 만나게 되겠네요.
열두 개의 의자에 신이 내려와 앉길 바랍니다. :)
대학에서 가구디자인을 가르치고 있어요. 블로그에 한 학기동안 써 놓은 온라인 강의일지를, 브런치북으로도 만들어 두고 싶어서 이렇게 한꺼번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구독자 여러분과, 디자인 게시판에 들르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 (알림 과다와 게시물 과다) 열다섯번째 마지막 강의일지에서 의자 전시가 열립니다.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