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좋은 인풋을 위한 궁극의 도구를 소개합니다.
디자인이란 세상의 정보나 사물을 잘 정리해서, 새로운 형태로 아웃풋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질 좋은 아웃풋을 위해서는,
질 좋은 인풋이 꼭 필요합니다.
'질 좋은 인풋'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좋은 디자인을 많이 보는 것?
그것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것?
네, 맞습니다.
그렇다면 이 '영감'님은 그냥 보고만 있으면 친절하게 나에게로 와 주실까요? 멋진 아이디어를 들고 와 '옛다!'하고 내 손에 '턱'하고 쥐어주실 만큼 친절한 할배일까요? 글쎄요. 아마도 세월아 네월아 느릿느릿 오시거나, 할배를 기다리다 지쳐 내가 먼저 자리를 떠나버리거나, 둘 중 하나일 듯합니다. 할배를 만나지 못하면 할배의 지혜(아이디어) 주머니는 구경도 못하는데, 그럼 어떻게 하나요? 아이디어가 있어야 디자인을 하는데, 어쩌나요. 이 일을.
마중을 나가 봅시다.
앉아서 하염없이 영감님이 오기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모시러 갑시다. 마중을 나갑시다. 스케치북과 연필을 들고요. 웬 스케치북과 연필이냐구요? 눈으로만 보는 거랑 요것들을 이용해서 보는 거랑은 천지차이거든요. 눈과 머리와 손으로 보게 되면, 사방에서 영감님들이 몰려오십니다. 그냥 앉아 있어도 나에게로 마구마구 달려들 오십니다.
자, 그럼 소개할게요.
질 좋은 인풋을 위한 궁극의 도구!
관찰 스케치
말 그대로 사물을 관찰하고, 관찰을 통해 발견해 낸 정보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인데요. 최근 일본의 산업디자이너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사물을 공부하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뭐든 기존에 있는 것들을 공부해야 또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잖아요. 디자인도 다르지 않습니다. 주변에 있는 것들을 유심히 들여다 보고, 그 안에 있는 것들까지 속속들이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디자인은 시작합니다. 사물에 대한 정보가 두둑이 쌓이면, 그것들이 만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되어 나에게로 오는 것이죠.
제아무리 멋진 디자인의 사물이라고 해도, 그것을 무심히 바라보기만 해서는 영감님의 지혜 주머니는 열리지 않습니다. 사물을 깊이 관찰하고, 음미하면서 눈앞에 있는 그것과 이러쿵저러쿵 대화를 나눌 때, 비로소 그 사물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양질의 인풋!
사물을 관찰하고, 이해하고, 그리는 과정을 통해, 사물을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이처럼 스케치를 통해 사물을 공부하는 이 방법은,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산업 디자이너인 우치다 시게루가, 그의 제자들에게 전수해 온 관찰력을 기르기 위한 트레이닝이었다고 합니다.
관찰 스케치를
매일매일, 제대로, 3년간 하면,
넌 분명히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어 있을 거야.
매일매일, 제대로, 3년간.... 이라고요?
이것만 제대로 하면 훌륭한 디자이너가 된다고요?
눈이 번쩍 뜨이네요.
근데요.
잠시만요.
우치다 시게루 선생님.
제 몸의 근육도, 마음의 근육도 게으른 주인을 만나 이렇게 힘 없이 비실대고 있는데, 이런 제가, 과연 선생님의 이 혹독한 트레이닝을 매일매일 이어갈 수 있을까요? 네에? (아닙니다. 아닙니다. 이 트레이닝은 즐겁습니다! 지구력이 필요할 뿐.)
………
흠... 대답이 없으신 관계로.
일단, 해 보았습니다.
제가 해 보니까요.
매일매일, 제대로, 3년간은 무리무리. 무리 데쓰!
근데요.
보입니다.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요.
신기하게도 그리다 보면,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냥 보는 것과 관찰은 다릅니다. 우치다 시게루 선생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이렇게만 하면 아이디어 곳간이 두둑해져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써먹을 수 있겠어요. 그래도 매일매일은 너무하셨네요. 저는 일단, 꾸준히는 해 보려구요.
질 좋은 인풋을 위한 궁극의 도구.
관찰 스케치.
여러분도, 같이 해 보실래요? :)
* Twitter에서 관찰 스케치(#観察スケッチ)로 해시태그 검색을 해보면 멋진 작품들을 볼 수 있어요.
* 야후재팬에서도!
https://search.yahoo.co.jp/image/search?p=観察スケッチ&fr=top_ga1_sa&ei=UTF-8&aq=-1&o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