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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건해 Apr 28. 2021

안드로이드를 쾌적하게 만들어주는 앱들1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오래도록 써왔고 맥북까지 쓰면서 애플 생태계가 얼마나 깔끔하고 편리한지 열심히 체험했지만, 10 발표와 함께 메인폰을 안드로이드로 바꾼 이후로는 메인폰을 다시 아이폰으로 바꿀 생각은 하지 않게 되었다.


심지어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한테도 안드로이드를 쓰라고 강권할 정도가 되었는데, 그 이유란 첫째가 통화 녹음이 된다는 것이다. 사기꾼이 판을 치는 세상인 것은 물론이고, 사기칠 의도가 없더라도 말이 바뀌는 경우나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통신상의 블랙박스로서 필수적인 기능이 아닌가 싶다.


이유 둘째는 스마트폰을 쓰는 동안 불편을 느끼는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이트나 앱 인터페이스 등 여러가지 불편한 점을 안드로이드에서는 별도의 앱이나 설정으로 해결하거나, 혹은 해결하려는 시도 정도는 할 수도 있다.


가령 꼭 필요한 알림을 받아야 하는 앱이 있는데, 그 앱이 시도때도 없이 잡다한 광고 알림까지 날려댄다면? 이걸 걸러낼 수는 없을까? 자동 스크롤을 지원하지 않는 플랫폼의 웹툰을 자동 스크롤로 볼 수 없을까? 폴더에 저장한 작업을 자동으로 동기화시켜서 다른 기기로도 그 상태를 이어서 할 수는 없을까? 이런 문제들은 iOS만 사용할 때는 대개 답을 찾을 수도 없고, 그런 것이 가능하리라는 생각도 할 수 없는 것들이다.


아무튼 서두가 길었는데, 안드로이드에 적응한 뒤로 아주 편리하게 이용하는 앱들을 몇 가지 소개하기로 한다.


NCleaner(정식 명칭 Notification Blocker & Cleaner & Heads-up Off) (플레이스토어 . 무료.)

스마트폰의 앱이 늘어나면 알림 공해도 심각해진다. 딱히 관심도 없는 광고나 추천 뭐시기를 끝도 없이 날려대는 앱이 한둘이 아니다. 이 때마다 시선을 빼앗기거나 스마트폰을 집어들었다간 아차하는 사이에 웹서핑을 하거나 SNS를 뒤적여서 생산성이 저하되고 자기 효능감이 떨어지고 미래가 불안정해지며 사회적으론 약자 혐오와 계층간 갈등이 심화된다. 그럼 앱을 지우든가 알림을 꺼버리면 만사 해결이겠으나, 내가 봐야 하는 알림 카테고리에 광고가 섞여 있다면 여간 문제가 아니다. 소리를 끄고 방치하면 알림이 쌓이다가 예전 것은 날아가버리는 탓이다.


갤럭시에서는 노티스타를 설치하면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 갤럭시가 아니면 별도의 앱을 설치할 수밖에 없다. 이 방면으로 무료 앱도 많지만 나는 굳이 NCleaner를 사용한다. 설정에서 등록한 앱은 자동으로 이 앱에 알림이 기록되는데, 알림을 시간별, 앱별로 정렬할 수 있으며 알림을 개별적으로 삭제하거나 한 앱의 모든 알림을 삭제하거나 아예 모조리 삭제할 수도 있다. ios의 알림 센터에 가까운 형태라고 볼 수 있으나, 알림 센터에 junk notification이라는 항목으로 아이콘들이 따로 표시되는 덕에 알림을 선별적으로 방치해뒀다가 나중에 확인하기 좋다. 다만 여기서 여는 알림이 순정 알림을 터치했을 때와 다르게 해당 앱만 열고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게 단점이다.


filter box(플레이스토어. 무료 기간 한정)

또다른 알림 공해 해결 방법이다. 쏟아지는 알림 중에서 정말이지 꼴도 보기 싫은 것들이 많을 경우. 알림 센터 등에 쌓여 있는 꼴도 도저히 눈뜨고 봐줄 수 없는 경우에 유용하다. 이 앱은 상세한 조건을 설정해서 해당 조건에 포함되는 알림을 무시하거나 연기하는 등 액션을 취할 수 있다. 몇몇 앱을 선택해서 키워드를 '(광고)'로 설정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물론 이런 키워드 뮤트가 대유행하면 업체들이 광고를 광고가 아닌 척,필터링 불가능하게 보낼 가능성도 있지만...... 그때는 위의 NCleaner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겠지?


쉽게 스크롤(플레이스토어.무료)

개인적으로 웹툰을 그렇게까지 선호하지 않는다고 글도 쓸 정도였는데,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스크롤이 귀찮아서'다. 요즘 나오는 주사율 높은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면 쭉쭉 올리면서 봐도 어색하지 않아 괜찮지만, 나처럼 클래시컬한 기기를 사용하는 경우엔 스크롤을 느리게 하든지, 아니면 컷에 맞춰서 스크롤하고 멈춰서 읽기를 반복해야 한다. 그래서 이것저것 기기를 기울이는 각도에 따라 스크롤해주는 중력스크롤 등 몇몇 앱을 시도한 끝에 쉽게 스크롤(easy scroll)에 정착하게 되었다. 이 앱은 원하는 앱에 오버레이 버튼을 띄워서 페이지 단위로 상하좌우로 넘기거나 오토 스크롤을 활성화하는 등 여러 액션을 자동화할 수 있다. 이 앱을 이용하기 시작한 뒤로는 웹툰을 쉽고 빠르게 읽게 되었다. 아이폰 3gs시절 UI를 고수하는 K모 플랫폼에서 텍스트를 담은 이미지들을 스크롤로 놓고 페이지 단위로 넘기기에도 좋다. 참고로 R모 플랫폼에선 유독 페이지 넘김이 잘 먹히지 않아서 페이지 넘김 말고 한 페이지에 해당하는 거리를 스크롤하게 설정해야 했다. 종종 자기 환경에 맞춰 세세한 설정을 해줘야 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오토 스크롤은 뚝뚝 끊기는 감이 있어 쓰지 않지만, 어쨌든 있는 것 없는 것 차이가 큰 앱이다.


X-plore (플레이스토어. 무료)

iOS가 직관적이라곤 하나 솔직히 그것도 스큐어모피즘 시절의 옛말이다. 특히나 파일 관리는 비교적 최근에 개방된 데다 정책이 대체 어떻게 되는 건지도 여전히 이해가 안 되고, '파일'의 사용 방법도 애매한 구석이 있는데, 그에 비해 안드로이드는 그냥 PC나 맥처럼 쓰면 그만이라 속이 편하다. 다만 기본 탑재 파일 관리 앱들은 대체로 심심한 구석들이 있어서 파일을 이리저리 대량으로 빈번히 옮기고 관리하는  사람들은 다른 앱들을 다양하게 시도했다가, 무슨 보안 이슈가 터져서 갈아타기 일쑤다.

나는 이런저런 시도를 하다가 X-plore에 정착했다. 보기만해도 알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도스 시절 mcd식 트리 구조를 구현하고 있는 데다가 좌우 창이 나뉘어 있어서 관리가 아주 편하고, 웹 저장 공간 연동도 지원해서 아주 매력적이다. 다른 탐색기 쓸 일이 거의 없다. 만만세다.




추신


Yandex disk(플레이스토어. 앱스토어.무료)

안드로이드는 물론이고 iOS, PC, Mac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저장공간 앱으로, 조만간 구글 포토의 무제한 저장이 끝나가는 이 시점에 '고려할 수도 있는' 앱이다. 사진을 수정 없이 무제한으로 저장해주기 때문이다. 구글 포토만큼의 다채로운 부가 기능을 지원하지 않지만, 백업용으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하지만 반드시 추천하고 다닐 수만도 없는 것이, Yandex는 흔히 '러시아의 구글'이라 불리는 곳이다. 요컨대 러시아 IT업체가 사진을 무료로 무제한 저장해준다는 말이다. 무압축 무제한 무료 저장이라니 땅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너무 달콤한 얘기다. 사진을 익명화해서 분석한 뒤에 AI 학습에 쓸 것은 아주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구글도 그렇게 한다고 하니까. 하지만 구글이 아주 나쁘고 범죄적인 짓은 안 할 거라고 기대할 수 있는 반면에 얀덱스에는 그런 기대감을 갖기 힘들다. 이것도 한 국가에 대한 편견이라면 편견일 수도 있겠으나, 무슨 일이 터진 뒤에 정상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겠는가 생각하면 무제한 저장 공간이 그렇게 꼭 필요한 건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아무튼 선택은 독자의 몫으로 남기기로 한다. 나는 수동으로 몇몇 자료만 골라서 백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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